‘띠리리리’ 알람 소리에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들과 남편을 차례로 깨워 준비한 아침을 먹이고, 각자의 일상 속으로 등교와 출근을 시키고, 나도 커피 한잔을 내려 마시고, 나의 하루를 시작한다. 이것이 요즘 나의 일상이다.
일상, 즉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을 말한다. 예전 같으면 아침부터 정신없이 일어나 아이들을 깨우고 아침을 준비하고, 도시락을 싸고, 학교에 데려다주고, 여유롭게 차 한잔을 마시고, 집안일을 하고, 간단한 점심을 먹고, 저녁을 준비하고, 학교가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데리고 오고, 이런저런 과외활동을 하고, 집에 와서 저녁을 먹고, 아이들을 숙제를 하고 씻고 자고 나도 하루를 정리하는 이런 일상이었다면, 요즘은 하루종일 집에서 온식구들이 같은 공간에서 각자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줌마인 나의 오롯했던 일상이 파괴되었다. 물론 다른 식구들도 마찬가지이다.
정말 요 몇달 사이 사람들은 미처 감히 예상하지도 못했던 일상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런 하루하루를 살게 되리나는 것은 한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던 일이다. 나는 아직도 이런 일상에 적잖이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이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아이들도 어떻게 교육시켜야 할지, 어떠한 마음의 준비도 계획도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답답한 마음에 집안을 정리하다 발견한 상자 안에는 한국에서 가져온 예전의 내 사진들이 들어 있었다. 그 사진들을 들춰보다 보니 지금의 내 나이의 부모님이 계시고, 우리 아이들 나이의 내가 보이고, 아름다운 학창시절을 보낸 친구들이 보이고, 나의 일상들이 그 상자 안에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지금은 지나간 과거이지만 그때는 나의 일상이었던 모습이 찍힌 사진들, 그때는 먼 미래라 생각했던 사십이 훌쩍 넘어버린 현재의 나의 일상, 앞으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앞날의 먼 훗날의 나의 일상들이 보였다. 날마다 반복되는 하루하루의 의미없는 생활들이 하루하루 쌓여, 나의 과거가 되었고 현재가 되고 미래가 되어 김주성이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나는 요즘 나의 일상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현재의 상황을 답답해하며 가만히 지내는 일상을 살 것인지, 아니면 미래의 값진 일상을 위해 무엇인가를 계획하고 실천할 것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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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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