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데믹 성탄 신풍경…샤핑몰에선 가림막 설치 ‘사회적 거리두기’, 승합차 타고 집앞 돌면서 선물 주며 인사
▶ 성탄절 꾸민 방에서 화상 만남 ‘반짝 특수’

산타클로스와 엘프 복장을 한 비대면 산타 팀이 줌 화상회의를 통해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다. [로이터]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뉴 노멀’은 연말 할러데이 시즌의 풍경도 바꿔놓고 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산타클로스도 코로나19 우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만나거나 비대면 방식으로 이뤄지는 등 새로운 모습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올해 성탄절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산타와 어린이의 만남에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겼다고 보도했다. 또 올 성탄절에는 어린이가 화상 전화 프로그램인 ‘줌’으로 산타를 만나는 이색적인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될 예정이라고 CNN이 전했다.
매사추세츠주의 한 도시에서는 산타가 승합차를 타고 집앞을 돌아다니는 방식으로 어린이들과 6피트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있다. 7살 아들을 둔 한 여성은 “아들이 왜 산타가 밴에서 나타나는지 물어보는 바람에 ‘호텔에서 묵어야 하니까’라고 둘러댔다”고 WSJ에 말했다.
샤핑몰 풍경도 바뀌었다. 보통 성탄절 즈음엔 어린이들이 산타의 무릎에 앉아 원하는 선물을 속삭이고 기념사진을 찍곤 했는데, 코로나 확산 우려 때문에 이런 분위기는 옛날 얘기가 됐다.
대신 올해는 투명 플라스틱으로 가림막을 세우거나, 대형 공 안에 산타가 들어가 있기도 하며, 썰매를 높은 곳에 올려두는 식으로 산타와 어린이의 거리를 유지한다.
텍사스 주의 한 가림막 제조 업체도 ‘산타 특수’를 맞았다.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어린이들이 산타의 무릎에 앉을 수 있도록 고안된 것으로, 지난 9월부터 250개가 팔려나갔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가격은 987달러에서 2,802달러에 달한다.
다만 이런 방식이 산타들에겐 고충이 되기도 한다. 케니슨 카일(51)은 이달 박물관 행사장에서 산타 역할을 맡고 있는데, 대형 유리공 안에 들어가 있느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산타 중에서도 비교적 젊은 편인데다 청력이 좋은데도 힘들 때가 있다”면서 “최소 한두번은 엄마나 아빠가 끼어들어 대신 말을 전해줘야 한다”고 털어놨다.
WSJ는 메이시스와 노드스트롬 등 일부 대형 백화점의 경우 올해 산타 행사를 온라인으로 대체했다.
산타들이 화상으로 어린이들과 만나는 것도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성탄을 앞두고 손꼽아 산타클로스를 기다리는 동심을 지켜주고 절박한 마음에서 부모들이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피해 ‘화상 접선’ 쪽으로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어린이들 입장에선 길게 늘어선 줄 없이 바로 산타를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성탄절마다 산타 분장을 하고 미국 내 각지를 찾아 다녀온 돈 화이트(79)와 메리 로저스(73) 부부는 지난달 추수감사절 연휴 전부터 성탄절을 주제로 꾸민 방 안에서 ‘줌’을 통해 어린이들을 만나고 있다.
다소 생소하지만, 이들의 아들이 운영하는 웹사이트(VisitFromtheClauses.com)를 찾는 부모들이 늘면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틈새시장 공략으로 오히려 예기치 못한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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