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워싱턴DC, 23일 밤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식당 실내영업 금지
▶ 3월 이어 또 실내영업 금지…코로나19 확산 속 고육지책
"오늘이 실내에서 식사할 수 있는 마지막 날입니다."
크리스마스이브를 하루 앞둔 23일 워싱턴DC 조지타운의 한 식당에 들어서자 종업원이 야외와 실내 테이블 중 어디에 앉겠느냐고 물었다.
실내에 앉을 수 있겠느냐고 하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크리스마스이브나 크리스마스에 외식하려면 야외에 앉아야 한다는 것이다.
식당 실내영업 금지는 일단 23일 밤 10시부터 내년 1월 15일 오전 5시까지다. 겨울철을 맞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전후해 확산세가 한층 악화할 가능성을 우려한 조치다.
워싱턴DC에서 식당 내 식사를 한동안 중단시켰던 지난 3월 중순의 금지령이 크리스마스 목전에 돌아온 것이다.
식당들 입장에서는 '크리스마스 대목'은커녕 실내 영업도 못 하게 된 큰 타격을 입는 셈이다. 야외식사나 포장주문, 배달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줄어들었던 손님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한 종업원은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식당에 사람이 정말 많았고 아주 바빴다"면서 "그때와 비교하면 올해는 이상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크리스마스 같지 않다"고 했다.
다행히 일자리를 잃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종업원 일부를 해고하는 식당들도 있을 것이라며 걱정을 내비쳤다.
그는 "그래도 (실내영업 중단이) 3주 정도"라면서 "야외에 난로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식사하러 와도 된다"고 했다.
실제로 이 식당에는 야외에서 식사하는 이들도 제법 있었다. 그러나 주변 식당에는 쌀쌀한 날씨 탓인지 야외 테이블에 앉은 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연말연시에 아예 영업을 중단한 식당도 있었다.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1953년 재키 여사에게 청혼해 명소가 된 식당 '마틴스태번' 유리창에는 영업을 일시 중단한다며 새해에 뵙겠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실내외에 테이블을 두고 영업했지만, 실내 영업 금지를 앞두고 아예 임시 휴업에 들어간 것이다.
이미 겨울철에 접어들면서 손님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기도 했다. 늦가을까지는 야외에 앉아도 심하게 춥지 않아 워싱턴DC 번화가 유명 식당 야외에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춰 배열된 테이블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였다.
그러나 기온이 내려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크게 줄어들었다. 21일 점심에 찾은 워싱턴DC 웨스트엔드 지역 식당의 경우 어림짐작으로도 20개가 넘는 테이블이 있었지만, 기자가 앉은 테이블 말고는 모두 비어있었다.
식당 종업원은 "추워지면서 손님이 많이 줄었다. 오늘의 유일한 손님이 돼줘서 고맙다"면서 "워싱턴DC 모든 식당이 빨리 정상으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연일 20만명 안팎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있으며 사망자는 12월 들어 3천명을 넘는 날이 속출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당장 확산을 저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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