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미국은 우리 자손들이 코리안 디아스포라로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야 할 땅이다. 매년 2월이 되면 ‘흑인 역사의 달’로 지정되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공헌을 기리며 기념한다. 올해 흑인 역사의 달 주제는 “흑인가족들의 대표성, 정체성 및 다양성”이다. 정부와 학교에서는 흑인 역사의 달을 기념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인종차별에 맞서 정당한 권리를 찾으려 했던 선구자들의 노력을 조명하고 치하하며 정의와 민권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 한국계 이민자들의 흑인에 대한 입장과 시선은 어떠해야 할까?
최근 동양계 사람들이 흑인들에게 봉변을 당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와 연결된 동양인 증오감으로 노인들이 폭행을 당하는 소식을 들었다. 오클랜드 차이나타운 노인들은 집 앞 거리도 못 다닐 정도로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다는 기사도 읽었다. 작년 BLM 사건과 92년 LA 폭동 사건을 볼 때 사건의 시작은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이었는데 그 결과는 한인 상인들이 희생의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지난 92년 LA 폭동의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지금도 기억나는 것은 엔젤라 오라는 한인 2세 변호사의 외침이었다. 그는 ABC방송의 나이트라인에서 “폭동의 배경은 흑백 갈등인데 미 주요 언론이 한흑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호소하며 당시 한인사회의 입장을 전달하는 창구 역할을 하였다. 흑인들의 한인에 대한 폭력은 이해 부족과 일시적인 감정에 휘둘려서 생기는 현상이며 당하는 우리는 분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 중 하나는 6.25 전쟁에 참전했던 흑인 병사가 10만명이 넘었다는 사실이다. 흑백차별이 만연했던 당시 국가의 부름을 받고 한국 전장에 나선 병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또 한 가지 생각해야 할 점은 1965년 존슨 대통령의 이민국적법으로 말미암아 유럽 백인 위주 이민제도가 폐지되고 아시아계 이민이 허락이 되어 미국에서 현재와 같은 한인커뮤니티가 형성되게 된 점이다. 민권법과 차별금지법을 위한 그들의 거대한 저항과 희생이 밑거름되어 지금의 우리가 있게 된 것을 기억해야겠다.
우리는 민권운동의 초석이 되어준 아프리카계 미국인에게 감사하며 이해 부족에서 오는 불협화음을 줄이고 화합의 하모니라는 유산을 남길 수 있도록 서로 공존하고 발전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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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린(재정상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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