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반 트럼프 세력들, 5월 전당대회 후보선출 방식 놓고 정면충돌

지난달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주지사 후보들 가운데 체이스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으나 아직 공화당원의 55%가 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아만다 체이스(17%), 커크 콕스(10%), 피트 스나이더(6%), 글렌 영킨 후보.
지난 선거에서 백악관과 연방상원을 모두 빼앗긴 공화당이 오는 11월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민주당 성향의 ‘블루 스테이트’로 자리 잡은 버지니아를 다시 공화당의 ‘레드 스테이트’로 만들기 위한 포석에 들어가며 보수세력 결집에 나섰다.
그러나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극심한 온도차가 문제다. 오는 5월 8일, 공화당 주지사 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트럼프의 구호와 정책을 지지하는 후보가 있는 반면 11월 승리를 위해서는 트럼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후보 등 공화당 내부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당내 여론은 트럼프 지지층이 우세하지만 이러한 전당대회 후보선출 방식으로는 오히려 경쟁력있는 후보가 탈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극보수로 알려진 ‘티 파티’가 VA 공화당을 장악하면서 2004년 연방하원 선거에서 에릭 캔터 전 원내대표가 경선에서 떨어지는 수모를 당했다. 2008년 연방상원 선거에서도 유력한 후보였던 탐 데이비스 전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고 정계를 떠나기도 했었다. 결국 중도성향의 후보가 불리할 수밖에 없는 전당대회 후보선출 방식으로 인해 공화당은 2009년 이후 10년 넘게 본선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공화당 주지사 후보 가운데에는 헤지 펀드 투자자인 글렌 영킨 후보와 2013년 부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사업가 피트 스나이더 후보 등이 당내 여론을 주도하고 있지만 커크 콕스 전 하원의장과 아만다 체이스 주 상원의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민주당처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예비선거(primary)를 지지하는 쪽과 당원들만 참여하는 전당대회(convention) 방식을 지지하는 쪽으로 갈려 법정 소송까지 치르며 대립하기도 했으나 결국 VA 공화당 위원회는 5월 8일 리버티 대학에서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한편 트럼프 지지자들이 대선결과를 부정하며 연방의사당을 공격했던 지난 1월 6일 시위에 참가했던 공화당 체이스 의원은 여전히 “지난 대선은 도둑맞았다”고 믿고 있다.
크리스토퍼 뉴포트 대학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VA 공화당 지지자의 61%는 바이든이 부정한 방식으로 선거에서 이겼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영킨 후보는 “바이든은 우리의 대통령이고 이미 취임식까지 마쳤다”며 “지난 대선 결과를 인정하고 발전적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의 영향력이 여전한 가운데 실시되는 이번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다른 후보들보다 체이스 의원이 앞서 나가고 있다.
민주당 유력후보인 테리 맥컬리프 전 주지사는 트럼피즘(Trumpism)을 내세운 공화당 후보에 대한 공세를 시작했다. 이를 의식한 듯 체이스 의원은 “공화당이 11월 본선에서 이기려면 몇몇 당내 엘리트가 아닌 반트럼프 진영인 부시나 체니 지지층도 포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체이스 의원은 “공화당이 아닌 무소속 후보로 독자 출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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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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