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기쁨되신 예수’(Jesu, Joy of Man's Desiring)는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하의 칸타타 명곡 중 하나이다. 원래는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위하여 작곡이 되었지만, 모든 명곡들이 그렇듯이 수많은 버전의 악기들을 위해 편작(Transcription)되었다.
오늘은 그중에 영국의 피아니스트였던 마이라 헤스(Myra Hess, 1890-1965)가 1926년에 편작했던 피아노 독주 버전을 소개하고자 한다. 열일곱 살에 데뷔 무대를 성공적으로 이룬 그녀는 본격적으로 피아니스트의 길을 걷기 시작했지만,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으로 혼란해진 영국사회에서 음악인으로서의 삶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고민 끝에 그녀는 ‘점심시간 음악회(lunchtime concert)’를 기획하였다. 공습으로 인해 저녁 시간에 불을 켤 수 없었던 당시의 암울한 상황 속에서, 음악인으로서 할 수 있는 위로와 감동을 전달하고자 했던 것이다.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연주를 이어나갔고, 공습이 있는 날에는 더 작은 장소로 옮겨가며 연주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전쟁 기간동안 1,698회의 연주회를 열어 전쟁에 지치고 상처받은 많은 이들을 크게 위로하였다. 그리고 지금 이 ‘점심시간 음악회’가 영국 음악인들에 의해 또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재현되고 있다.
바하의 ‘인류의 기쁨되신 예수’는 본래 많은 음악인들이 모여야 만들 수 있는 연주곡이다. 하지만 세계대전 당시에는 여러 명의 연주자들이 모이기 어려웠던 사정으로 인해 헤스의 피아노 독주곡 버전이 그만큼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연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워진 지금 팬데믹 시대에도 이 버전이 많은 피아니스트들을 통해 연주되며 사람들에게 또다시 위로와 감동을 주고 있다.
이 곡이 바하에 의해 만들어진 것은 300년 전이다. 이 긴 시간 동안 이 위대한 음악의 유산으로 인해 지치고 상한 수많은 영혼들이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 이 곡을 듣고 싶은 분들에게는 개인적으로 손열음씨의 연주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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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지씨는 현재 Celeste Solo Ensemble의 Artistic Director로, 클래식음악을 친근한 방식으로 대중들에게 소개해주는 방법을 연구중인 피아니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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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지 (피아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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