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 청년이 팝페라를 멋지게 부르는 동영상을 몇 사람에게 받았다. 밑에는 도밍고, 보첼리, 파바로티 아들이라는 설명이 붙어 있었다. 캬, 부전자전이라더니, 테너 3명(The Three tenors)의 추억까지 부르며 다시보기를 거듭하다 몇 사람에게 재전송했다. 그런데 이틀 후, 누군가 그 동영상이 틀린 정보를 담고 있다며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카톡을 보내왔다. 채 가라앉지 않은 감동이 무색해 헛웃음이 났다.
얼마 전 나는 한 유튜버에 꽂혀 ‘인생 낭비죄’를 저질렀다. 바이든은 가짜고 트럼프가 곧 백악관을 장악한다는 거짓 영상을 매일 2개씩 매번 현혹하는 제목으로 올리는데, 계속 본 이유는 그 사람의 끝이 궁금했고 거짓말 희망고문이라도 좋으니 제발 계속해 달라는 광팬들의 과한 댓글 읽는 재미 때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어느 날 그는 유튜브에서 영구제명 되어 그 많던 동영상은 흔적조차 없다. 하지만 유튜브가 이처럼 틀린 정보나 거짓말만 나누는 곳은 아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1년 팬데믹을 견디게 해준 진정한 친구는 유튜브였다. 매일 누군가 보내주는 감동 스토리, 온갖 노래와 연주, 강연 등 다양한 관점의 신선한 영상들을 보며 정보와 재미, 감동으로 기쁨과 위로, 정서적 안정을 얻었다. 잘 봤다, 좋았다, 고맙다로 소통하며 유튜브와 더불어 살았다.
취향 따라 보고 싶은 콘텐츠를 마음대로 고르며 이미 TV를 능가하는 매체가 된 유튜브, 조회수 따라 생기는 성공한 유튜버들의 수익 부각은 한국 아이들 장래희망 1순위가 유튜버라 하고, 최고의 유산은 구독자수라고도 한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난 9월 나도 유튜버가 됐다. ‘책으로 보는 세상’, ‘어머니로 보는 세상’, 이민사, 이민의 경험, 선교 등 지금까지 120여 편을 올렸다. 팬도 청취율도 ‘구독’과 ‘좋아요’도 시원찮은데 왜 하느냐고 묻는다면, 유튜브에서 받은 즐거움과 혜택을 나누는 나도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람이라 할 것이다. 오늘도 받은 영상들을 즐겼고 재전송했다. 오늘은 무슨 영상을 올릴까 즐거운 고민에 빠지다, 내가 삶에 안주하지 않는 ‘크리에이터’가 되도록 응원해 주는 유튜브야말로 진정 나의 친구요 기쁨이라는 생각이 든다.
<김영란 (북산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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