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는 코로나 사태 때문에 여름 휴가를 못 갔는데 올해는 모두가 조금씩 일상으로 복귀되고 있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이 사실을 듣고 여행과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둘째는 기대에 찬 목소리로 “이번에는 무슨 자동차 타고 갈 거야?” “어디로 갈 거야?” 하며 연신 질문을 한다. 사실, 우리 가족이 자동차 여행(Road Trip)을 시작한 것도 둘째를 위해서였다. 세 살이 될 때까지 말도 몇 마디 못하고 떼만 쓰던 아이가 자동차 여행만 떠나면 말도 잘 듣고 말을 많이 배우며 느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한 자동차 여행은 이제 우리 가족이 함께하는 취미 생활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부부는 아들들이 여행을 통해 넓은 세상을 보고 경험하면서 자신들이 가진 한계를 조금씩 뛰어넘으며 살아가는 법을 배우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여행을 계획한다. 여름이면 렌터카를 빌리고 이것저것 짐을 챙겨 두 주간의 긴 자동차 여행을 떠난다. 가본 적 없는 곳을 목적지로 길을 나선다. 여행의 중심이 되는 곳은 미국의 국립공원들이다. 국립공원이 중심이 되는 이유는 대자연은 이런저런 사람이 가진 지식으로 말하지 않아도 보는 것만으로 아이들에게 진리를 가르쳐주기 때문이다.
이제는 여행을 떠나기 전 어느 길로 갈 것인지 결정해야 할 때이다. 쭉쭉 펼쳐진 넓은 길을 갈 것인지 꼬불꼬불 굽이진 좁은 길을 갈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중심이 되는 목적지를 네비게이션이나 요즘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길찾기 앱에서 찾으면 주로 가장 빨리 그리고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길을 안내해 준다. 이 안내를 따라가면 길에서 보내는 시간은 절약되며 쉽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큰 길은 자동차 여행의 진수를 빠뜨리게 된다. 바로 자동차 여행의 묘미는 오래 된 길이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있는 도로를 따라 달리며 역사적 이야기가 있는 시골 동네를 만나고 후미진 좁은 길을 가며 큰 길에서는 볼 수 없는 숨겨진 멋있는 전경들과 트레일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에 있다. 물론 우리 부부는 자동차 여행의 진수(眞髓)를 선택한다. 그리고 “로드트립은 인생 여정(旅程)의 축소판 같지...” 이렇게 이야기하며 올 여름 길 나서기를 준비한다.
<서기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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