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월 19일 미 의회는 상원에서 만장일치, 하원에서 415 대 14로 준틴스(Juneteenth) 연방 공휴일을 제정, 통과시키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함으로써 공식적인 미 연방 공휴일로 선포됐다.
미국에는 연방 공휴일이 많지만 공휴일 이름만 들어도 공감이 가고 따로 설명을 안 해도 알게 되지만 이 공휴일은 듣고도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든다. 먼저 공휴일 이름 자체가 우리 머리에 바로 와 닿지 않은 말이다.
준틴스는 준(June) 하고 나인틴(nineteen) 두 단어를 합성어로 줄여서 만든 말이다. 그렇다면 준틴스에는 어떤 역사적 의미가 담겨져 있을까.
1865년 미 남북전쟁이 종식되고 두 달 후 연방군(Union)의 장군 골든 그랜저(Maj. Gen. Gordon Granger) 소장은 텍사스의 갈베스턴(Galveston, Texas)에 입성해 발코니에 올라서 25만 명의 흑인 노예들에게 노예해방 선언을 했다.
그러나 노예해방 선언은 이미 2년 반 전 1863년 1월 1일 남북전쟁 당시 에이브러험 링컨대통령이 노예해방(Emancipation Proclamation) 선언을 하지 않았는가. 그럼 왜 텍사스에는 노예해방의 물결이 늦어졌을까. 그것은 연방군이 텍사스 주를 남북전쟁 당시 점령을 못하고 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새로 해방된 텍사스의 25만 명의 흑인 노예들은 해방의 기쁨을 누리고 매년 좋은 옷을 입고 기쁨과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시가행진과 피크닉, 음악으로 해방의 경축일을 보냈다. 이 행사가 준틴스로 알려져 왔다.
이 행사는 남북전쟁 종식 후 1865년 이후 재건의 시기에도 빗나간 남부 인들의 인종 테러, 블랙 코드스(Black Codes), 짐 코로우(Jim Crow), 그리고 세계경제 공황과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흑인 차별을 겪어내고 1980년과 1990년대에 부활하면서 이 준틴스 경축일은 꾸준히 지켜져 왔다.
그렇다면 왜 일개 주에서 일어난 일을 경축일로 정했나 하는 의문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차라리 1865년 12월 18일 모든 노예들을 해방시키는 미 헌법 개정안 13조 통과일이나 아니면 1863년 1월 1일 링컨 대통령의 미국의 진로 방향에서 후퇴할 수 없는 노예해방 선언문을 선포한 날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
퓰리처상 수상 미 역사가인 에넷 골든 리드(Annette Gordon Reed) 여사는 그의 새로운 저서에서 미국의 모든 주요 미 역사는 텍사스를 흘러 통과하고 있고 또한 텍사스의 흑인들이 미 전국을 누비면서 그들의 경축일을 전국에 확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준틴스는 노예제도 유지에 대항해 싸운 종말의 경축일에 알맞기 때문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밝히고 있다.
<
이기춘 / 게인스빌, VA>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