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10마일 앞에 있다. 놓치면 안돼. 이번 출구에서 꼭 나가서 쉬어야 해. 급하다고... ” 자동차 여행을 길게 하다가 보면 종종 이런 상황을 맞게 된다. 오늘의 여정을 출발하기 전 줄지어 화장실도 다녀왔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의 생리현상으로 생기는 이런 돌발상황에서 우리 가족의 목적지는 가장 가까운 휴게소(Rest Area)로 바뀐다. “후유, 살았다.” 긴 여정 중 이 짧은 멈춤이 누군가의 삶을 살리는 쉼의 순간이 된다. 이렇게 쉼은 사람에게 삶을 살게 해주는 힘이 되며 편안함과 회복을 준다.
휴가의 시간은 일상에서의 단절이라는 시간을 통해 얻는 쉼의 시간이다. 사실 우리 가족의 자동차 여행 일정을 본 사람은 하나같이 이렇게 강행군을 하는데 어떻게 쉼을 얻을 수 있느냐고 묻는다. 그 질문에 남편과 나는 “달리면서 쉬어요” 하며 대답한다.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우리 가족은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첫째는 좁은 공간 안에서 가족이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차창 밖으로 펼쳐진 멋진 풍경들을 같이 감상하며 같은 노래를 듣고 같은 주제로 이야기하고 한 봉지 과자를 나누어 같이 먹으며 사랑을 나눌 수 있다. 이렇게 자연과 함께 달리는 자동차 안에서, 일상과 단절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우리 가족은 쉼을 얻는다.
또 하나 계획했던 여정에서 벗어나 잠시 다른 곳에 머물며 같은 추억을 가진 지인들을 만나며 쉼을 얻기도 한다. 이번 여행에서도 예상하지 않았던 우리 가족의 방문을 기꺼이 기쁨으로 맞이해 주신 지인 분들이 있었다. 같은 추억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 늦은 밤까지 이어가는 희로애락이 담긴 추억과 삶의 이야기, 그리고 그분들의 사랑의 섬김은 우리 가족에게 쉼을 선물해 주었다.
그리고 이번 가족 여행을 마무리하며 여유라는 쉼을 가졌다. 매해 휴가의 마지막 날까지 빡빡한 일정으로 달리고 달려 여행을 마무리하곤 했다. 그러나 올해는 팬데믹 어두운 긴 터널의 끝자락에서 지친 우리의 몸에도 쉼을 주기 위해 이틀을 편안한 곳에 머물며 여유를 가졌다. 여유라는 쉼은 몸과 마음의 회복을 가져다 준다.
그렇다 인간은 누구나 쉬어야 살 수 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면서 새로운 힘을 얻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쉬면서 자신의 삶을 회복하게 된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라는 성경의 말씀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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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영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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