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2015년 화산섬 형성이 대폭발 씨앗 된 듯
▶ “분화 규모 비해 폭발력 과도…지구 기후 영향은 없을 듯”

인공위성이 촬영한 통가 훙가 통가 하파이 화산의 분화 장면. [로이터=사진제공]
태평양 연안 일대에 광범위한 쓰나미를 초래한 통가 해저화산 분화의 위력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수백배에 이른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ㆍ나사)의 분석이 나왔다.
18일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수석과학자 제임스 가빈은 이날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사 연구진 분석 결과 이번 화산 분화의 위력이 "TNT 폭약 기준으로 10Mt(메가톤) 내외라는 수치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히로시마 원폭보다 500배 이상 강력한 것이라고 NPR은 전했다.
다만, 미군이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폭의 위력은 약 15∼16kt(킬로톤)이었던 것으로 알려졌고 1000kt이 1Mt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10Mt이란 나사의 추산치가 정확하다면 이번 화산 분화의 위력은 히로시마 원폭의 620∼660여 배로 계산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지질조사국(USGS)은 지난 15일 오후 훙가 통가 훙가 하파이 해저화산이 대폭발을 일으키면서 발생한 지각의 흔들림이 규모 5.8 지진 수준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은 당시 상황을 담은 위성 촬영 영상을 공개하면서 화산 분출의 반경이 260㎞였고 화산재와 증기, 가스가 상공 20㎞까지 솟구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로 인해 발생한 폭발음은 2천300여㎞ 떨어진 뉴질랜드는 물론 북반구 알래스카에서까지 들릴 정도로 컸다.
USGS 소속 지구물리학자 마이클 폴란드는 이렇게까지 큰 폭발음을 내는 화산 분화는 한 세기에 한 번 있을까 말까라면서 "이번 사례는 (인도네시아 화산) 크라카타우의 1883년 분화 이래 가장 큰 소리가 난 분화일 수 있다"고 말했다.
크라카타우 화산은 1883년 역사에 남을 수준의 대규모 분출을 일으켰다. 당시 분화는 화산의 폭발력을 나타내는 화산분출지수(VEI)로 6에 해당한 것으로 추산된다. VEI가 6 이상인 화산 분화는 대기권 높이까지 대량의 화산재와 가스를 뿜어 올려 태양광을 차단, 이후 수년간 지구 기후를 교란할 수 있는 규모다.
나사 연구진은 최근 수년간 훙가 통가 훙가 하파이 화산을 연구해 왔다.
당초 이 화산은 훙가 통가 섬과 훙가 하파이 섬 사이 해저에 위치했으나, 2014년 말∼2015년 초 사이 대량의 분출물을 쏟아내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새 화산섬은 점점 크기를 키웠고 종국에는 훙가 통가 섬, 훙가 하파이 섬과 연결돼 하나의 큰 섬이 됐지만, 이번 분화로 부피 대부분을 상실하고 다시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다.
나사 연구원 댄 슬레이백은 이 과정에서 생성된 지 오래되지 않은 화산섬 부분은 물론 훙가 통가 섬과 훙가 하파이 섬마저 일부 파괴됐다면서 "이 두 섬은 화산재가 아니라 단단한 바위였는데도 가루가 돼 버렸다. 그런 일을 목도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폭발력과 이어진 쓰나미에 비해 분화 자체는 그렇게 큰 규모가 아니었다고 USGS는 지적했다.
역사에 남은 대규모 화산 분화는 길게는 수 시간씩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지 않은데, 통가 훙가 통가 하파이 화산의 분화는 전 과정을 합쳐도 60분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폴란드는 "이번 분화는 특대 규모의 충격을 일으켰고, 이건 (이 화산이) 완전히 수면 위에 있었다고 가정할 때 예상할 수 있는 규모를 훨씬 넘어섰다"면서 "머리를 긁적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나사 연구진은 2014∼2015년 화산섬이 형성된 것 자체가 폭발의 단초가 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화산섬 아래 고온·고압의 마그마가 대량으로 괴인 거대한 방들이 생겨났고, 갑작스러운 수맥 변화로 여기에 차가운 바닷물이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대폭발을 일으켰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가빈은 "1㎦ 규모의 액체 상태 바위에 바닷물 1t을 집어넣는다면 상황이 매우 빠르게 악화한다"고 말했다.
나사는 이번 분화가 다른 대규모 화산 분화 사례들에서처럼 지구 기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희박하며, 통가 훙가 통가 하파이 화산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대규모 분화가 재차 발생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통가는 지진과 화산활동이 자주 일어나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화산대에 자리 잡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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