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대학 설문조사… “인종친화적 밀레니얼 세대는 낙관적 답변”
로스앤젤레스(LA) 폭동이 발생한 지 30년을 맞은 가운데 LA 주민 10명 중 거의 7명꼴로 향후 폭동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욜라 메리마운트대학의 LA 연구센터는 28일 이러한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LA타임스가 보도했다.
LA 연구센터에 따르면 주민 68%는 앞으로 5년 이내에 다른 폭동과 소요가 일어날 것 같다고 응답했다.
이는 이 기관이 1997년 해당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주민의 39%는 지난 4년 동안 LA에서 인종 관계가 악화한 것으로 믿는다고 답변해 2019년 조사 때보다 12% 포인트 늘었다.
LA타임스는 "1992년 폭동 이래 모든 진전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민은 여전히 자신의 도시가 화약고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프리칸 아메리칸 역사학자인 브렌다 스티븐슨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UCLA) 교수는 "사람들은 미국 전역에서 인종 문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미국이 이 문제로 곤란한 상황에 놓여있음을 알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종, 민족적 적대감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형성하는 요인으로 미국 투표권 논란, 치안의 편향성, 아시안 증오범죄 증가 등을 꼽았다.
또 임대료 상승 등으로 기존 주민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나는 현상인 젠트리피케이션,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인종 교육 논란, 백인우월주의를 수용하는 듯한 정치적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다만, LA타임스는 전체적인 설문조사 결과와 달리 다른 인종과 좋은 관계를 맺어온 사람들은 낙관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라틴계 로지 구즈만은 "흑인이 직면한 어려움과 편견이 다시 폭동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인종 간 관계와 상황은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인 구즈만은 30년 전 폭동 당시 한인 업체에서 재봉사로 일했고, 현재 한인타운에서 식당과 옷가게 등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코리아타운으로 처음 이사 왔을 때 흑인과 라틴계 사이에 서로 불신의 감정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계와 멕시코계 커플이 저희 가게를 방문하고 있다"며 "희망을 느낀다"고 말했다.
30대 흑인 라티아 스니드는 플로이드 사망 사건 항의 시위 이후 라틴계와 아시아계, 백인 이웃과 친구들로부터 더 많은 지지를 받았다면서 다양한 인종이 함께 백인우월주의에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A 타임스는 "밀레니얼 세대가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세대는 설문 조사의 모든 질문에 더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스티븐슨 교수는 인종 친화적인 밀레니얼 세대에 대해 "더 좋은 시대가 올 징조"라고 평가했다.
그는 30년 전 폭동이 좌절의 변곡점이었다면 플로이드 사망 이후 전개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는 인종적 분열이 희미해지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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