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푸틴, 연인, 측근 제재
▶ ‘에너지 관련 자금 차단’ 의지, 키럴 러 정교회 총대주교도 명단
미국과 서방이 러시아의 전쟁 의지를 꺾기 위해 새로운 차원의 압박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를 추진 중이고, 유럽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31세 연하’ 연인을 비롯해 최측근의 가족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인적 제재를 단행한다. ‘공공의 적’이 된 러시아를 경제·정치적으로 한층 고립 상황에 내몰 수 있는 조치다.
제니퍼 그랜홈 미국 에너지장관은 5일(현지시간) 상원 에너지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로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를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랜홈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최종 발표할 것”이라며 “에너지부가 원전에 안정적으로 우라늄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 발발 직후 미국은 러시아산 석탄ㆍ석유ㆍ천연가스 수입을 전면 금지했지만, 우라늄은 금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화석연료는 러시아산 비중이 5, 6%에 불과해 영향이 제한적인 반면, 우라늄은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탓이다. 미 에너지정보국에 따르면 2020년 미국이 수입한 우라늄 총량에서 러시아산 비중은 16%로, 캐나다와 카자흐스탄(각각 22%)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또 러시아는 전 세계 원자력 발전용 농축 우라늄 40%를 공급하고 있다. 3월 중순 상원 공화당 의원들이 발의한 러시아산 우라늄 금수 법안이 아직 통과되지 못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그랜홈 장관은 “어떤 이유에서든 에너지와 관련해 러시아로 돈을 보내선 안 된다”며 제재 강행 의지를 내비쳤다. 미국이 우라늄까지 손댈 경우 사실상 모든 러시아 에너지 자원은 공급망에서 퇴출당하게 된다. 세계적으로 우라늄 증산 여력이 있다는 점에서 유럽을 비롯해 서방 동맹들이 이번 조치에 동참할 가능성도 크다.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40% 이상을 차지하는 에너지 수출을 막으면 푸틴 대통령의 전쟁 자금줄도 끊을 수 있다.
최근 러시아산 석유 수입 단계적 금지를 포함한 6차 대러 제재안을 내놓은 유럽연합(EU)도 회원국 간 이견을 상당부분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이날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6차 제재안 합의에 거의 다다랐다”며 “러시아에 경제ㆍ재정적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우리에겐 합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EU는 푸틴 대통령의 인맥에도 제재 칼날을 겨누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2004년 아테네올림픽 리듬체조 금메달리스트이자 푸틴 대통령의 연인으로 알려진 ‘체조스타’ 알리나 카바예바가 제재 명단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통합러시아당 소속으로 6년간 의원 생활을 했을 뿐 아니라 친정부 성향 내셔널 미디어 그룹 회장을 맡아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데 앞장섰다는 이유다. 푸틴 대통령과 카바예바는 푸틴 대통령이 전처와 이혼하기 전인 2008년부터 염문설에 휩싸였으나 공식적으로 관계를 인정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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