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희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는“위암의 5년 생존율이 77.5%로 크게 향상됐지만 조기에 발견하지 않으면 여전히 생존율이 낮기에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양대병원 제공]
지난해 말 발표된 국가암등록통계(2019년 기준)에 따르면, 신규 암 환자가 25만4,718명이었다. 위암은 이 가운데 11.6%(2만9,493명)로 갑상선암, 폐암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위암은 국가암검진사업에 힘입어 위 내시경검사 활성화와 수술법 발전으로 5년(2015~2019년) 생존율이 77.5%로 크게 좋아졌다.
이젠 위암 환자의 수술 후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지 고려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특히 수술을 집도하는 외과 의사들은 위를 되도록 덜 절제하고, 환자가 이른 시일 내 수술 전처럼 정상적으로 식사하고, 재발의 두려움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위암 치료 전문가’ 이주희 한양대병원 외과 교수를 만났다. 이 교수는“위암 수술에서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 등 최소 침습 수술이 표준화되고 있다”며“환자의 5년 생존율에 이어 먹는 즐거움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위 기능 보존 수술’도 신중히 고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위암은 조기 발견이 크게 늘었는데.
2002년부터 국가암검진사업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되면서다. 2003년 간암, 2004년 대장암 검진에 이어 현재는 5대 암(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이 시행되고 있다. 이 중 위암 검진에 해당하는 위 내시경검사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초기 위암을 발견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위는 점막층ㆍ점막하층ㆍ근육층ㆍ장막층 등 4개 층으로 구성돼 있다. 암세포가 4개 층 가운데 가장 안쪽 점막층이나 그 바로 아래 점막하층에 국한됐다면 조기 위암이고, 근육층이나 장막층까지 침범했다면 진행성 위암이다. 일부 진행성 위암에서 위폐색이 발생하면 구토ㆍ복부 팽만ㆍ체중 감소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위암에서 출혈이 생기면 토혈·혈변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종종 종양이 천공돼 복막염을 일으켜 응급수술을 할 수도 있다. 이 밖에 전이 암에 의해 황달ㆍ뼈 통증ㆍ호흡곤란 등이 생길 수 있다.
-위암 치료 성적이 77.5%로 높아졌다.
위암 조기 발견이 많아지면서 5년 생존율이 77.5%로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 하지만 진행성 위암의 경우 치료 성적이 크게 떨어진다. 위암 3기라면 50% 미만이고, 다른 장기로 전이된 4기 위암의 생존율은 항암 치료에 잘 반응해도 평균 1년 이하다. 그러나 면역 치료제(면역 항암제)나 표적 치료제(표적 항암제) 등이 속속 개발되면서 3~4기 위암의 치료 성적도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암마다 재발하는 형태가 다른데 위암의 경우 복막 재발이 60~70%로 가장 흔히 나타난다. 그러나 복막 재발을 예측하거나 치료하는 기술이 아직 부족하다. 이 때문에 복막 재발이 생기면 적극적인 항암 치료를 해도 여명 기간이 6~12개월에 그치고 있다. 이 분야에 연구가 집중되고 있어 머지않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위암 수술은 어떻게 이뤄지나.
조기 위암은 내시경 치료로 암종을 간단히 제거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위 절제에 대한 걱정이 크기 마련이다.
위암의 표준 수술법은 위 하부 3분의 2 정도 잘라내거나 위 전체를 절제하는 것이다(근치적 절제술). 하지만 최근 절제를 줄일 수 있는 조기 위암이 늘고 있고, 수술 후 삶의 질에도 관심이 커지면서 위 중부나 상부만 절제하는 수술법이 시행되고 있다(위 기능 보존 수술). 이런 수술법은 복강경이나 로봇 수술 등 최소 침습 수술의 발전과 함께 증가하고 있다.
위를 절제한 뒤에는 재건술을 시행한다. 이는 바뀐 해부학적 구조에서 음식 섭취가 가능하도록 장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위를 부분 혹은 완전 절제한 뒤 재건술을 시행한다. 물론 수술 후 일정 기간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지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환자가 잘 적응하면서 섭취량도 늘어나게 된다.
덧붙여 70대 이상 고령 환자에게도 이전과 달리 수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고령 환자의 수술 후 장기 생존율이 젊은 환자와 비교해 별 차이가 없다는 최근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고령 환자는 동반 질환이 많아 수술 전후 주의 깊은 관리(care)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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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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