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 투자자들, 앞다퉈 자금 회수 나서”
▶ ‘2008년 금융위기 초기 연상’ 평가도
미국 사모대출 펀드 시장에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고액 자산가들이 1분기에 일부 대형 사모대출 펀드에서 100억달러(약 14조9천억원)가 넘는 규모의 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한국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블랙스톤, 블랙록, 클리프워터, 모건스탠리, 먼로캐피털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사모대출 펀드에서 1분기에 접수된 환매 요청 규모는 101억달러로 추산된다.
해당 운용사들은 환매 요청액 가운데 70%만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FT는 보도했다.
환매 요청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레스 매니지먼트, 아폴로 글로벌, 블루아울, 오크트리, 골드만삭스 등도 환매 요청 규모를 집계하고 있다.
많은 운용사 임원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펀드 실적과 무관한 무차별적인 매도로 보고 당혹해한다고 FT는 전했다.
사모대출 펀드는 최근 5년 사이 빠르게 성장하며 미국 월가에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다. 골드만삭스의 추산에 따르면 해당 펀드들의 운용 자산은 2021년 말 340억달러에서 작년 말 2천220억달러로 약 6.5배로 불어났다.
그러나 최근의 환매 움직임은 이런 성장세를 되돌려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향후 2년 내 해당 펀드들의 자산 감소액이 450억∼7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 기업이 막대한 돈을 빌리며 규모가 급증한 사모대출의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동시다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FT는 사모대출 시장이 자산을 대량 매각해야 하는 경우 막대한 수익을 내는 데 베팅한 헤지퍼드 중 하나인 '데이비슨 켐프너 자산운용'의 토니 요셀로프 최고투자책임자가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사모대출의 상당수가 이미 부실하거나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5년 후 문제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거론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월가 일각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 초기 국면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블랙스톤, KKR, 블루아울, 아레스, 아폴로 등의 주가는 올해 들어 25% 이상 빠졌다.
주요 펀드 운용사들은 최근 몇 년간 수수료 기반 수익을 확대하기 위해 개인 투자자 대상 펀드 비중을 키우는 쪽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해왔다.
예컨대 블랙스톤의 간판 사모대출 펀드인 'BCRED'의 운용 자산 규모는 480억달러(약 72조원)로, 블랙스톤의 수수료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에 달한다.
메타 등 AI 기업의 사모대출을 주도해온 블루아울의 경우 연간 수수료 매출의 약 21%가 고액 자산가 등 개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펀드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런 펀드가 자산의 매각 시점이 아니라 장부상 평가 가치와 배당금을 기준으로 수수료를 책정한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시장이 불안정해질 경우 개인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이 위험 요인으로 지적된다.
시장 조사 업체 모닝스타의 잭 섀넌 애널리스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애초 개인 자금은 변덕스럽다. 수익률이 높을 때는 불나방처럼 몰려들어도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즉각 시장을 떠난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의 환매 여파는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연금·기금 등 비교적 안정적인 기관 자금 비중이 높은 운용사들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벌컨 밸류 파트너스의 CT 피츠패트릭 최고경영자(CEO)는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는 것처럼 사모 자산 운용 업계 전반이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FT에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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