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류 백인 교회 이끄는 그레이스 박 목사
▶ 16년간 퍼시픽 팰리세이즈 장로교회 부목사 사역,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행동이 바로 복음…명문 UC 버클리 졸업, 여성사업가 꿈을 신학의 길로
![[인터뷰] ‘믿는 것을 두려워 말고, 믿음을 선택해야 믿을 수 있어요’ [인터뷰] ‘믿는 것을 두려워 말고, 믿음을 선택해야 믿을 수 있어요’](http://image.koreatimes.com/article/2022/07/24/20220724192459621.jpg)
그레이스 박 목사가 교인의 결혼 예배에서 설교하는 모습. 박 목사는 믿음을 가지려면 먼저 믿음을‘선택’하라고 성도들에게 권면한다.
명문 UC 버클리를 졸업하고 여성 사업가로서의 성공을 꿈꿨지만 돌연 신학의 길로 접어들었다. 사업가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예전부터 원했던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얻게 된 기회는 심각한 정서적 장애를 지닌 고등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대부분 아이들은 소년원에서 막 나왔거나 수감 중인 부모를 둔 학생들이었다. 하나님의 사랑이 누구보다 필요한 아이들이었다.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려면 하나님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아야 했다. 일반 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신학대학원 입학을 결심한 계기다.
샌타모니카 인근 퍼시픽 팰리세이즈에 있는 퍼시픽 팰리세이즈 장로교회. 백인 교인 일색인 교회 설교단에 매주 한인 여성 목사가 오른다. 이 교회 부목사로 섬기는 그레이스 박 목사는 ‘믿음을 선택해야 믿을 수 있고 믿는 것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라며 적극적인 믿음을 강조한다.
- ‘복음’(Gospel)이 무엇인가.
▲복음은 말 그대로 ‘기쁜 소식’(Good News)의 다른 표현이다. 성도인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 용서, 돌보심’이란 기쁜 소식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예수님이 이 세상에 전하신 메시지의 핵심이다. 예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인간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신 하나님 존재의 체현이다. 예수님의 설교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이 누구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예수님은 모하메드, 부처와 같은 선지자와 다르다. 그들의 종교는 인간이 먼저 변화해야 열반, 평안, 천국에 이를 수 있다고 가르친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나님은 인간을 결함, 잘못, 상처가 있는 그대로 사랑하신다. 하나님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의 상처 및 고통을 치유하실 것을 약속하신다”라고 가르치셨다. 복음을 받아들이기 위해 우리가 따로 해야 할 일은 없다. 그러나 복음을 받아들이면 우리의 마음에 변화가 생긴다. 과거, 고통, 절망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이다.
- (복음을) 어떻게 믿어야 하나.
▲지금 앉아 있는 의자가 체중을 지탱해 줄 것으로 믿나? 내일 태양이 뜰 것으로 믿나? 이런 것들이 어떻게 믿어지나? 믿기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어느 시점에서는 믿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 최상의 것을 원하시고 우리의 고통 안에서 함께 걸으시며 조건없는 사랑을 약속하시는 분이다.
매주 교회에 출석하고 높은 직분을 얻는다고 해서 믿음이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진정한 믿음을 소유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은 우화 속 인물이 아닌 우리 삶에 실존하시는 힘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과 평안을 경험할 수 있는 또 다른 날이 온다는 희망을 품어야 한다.
- 주일 설교만으로 복음 전도가 충분한가.
▲복음은 설교단에서 행해지는 설교만으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제한된 시간 동안 이뤄지는 설교만으로 복음이 온전히 전달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다소 무리다.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기쁜 소식’은 우리 삶의 모든 부문에서 소통되고 있다. 우리는 이웃에게 친절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정의와 약자를 위해 대변하도록 부름을 받았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행동이 바로 복음의 행위인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일상적인 삶 속에 오신다고 확신한다.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증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하나님께서는 언제 어디서나 우리에게 대화하시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들으려고 하는 소망이 필요할 뿐이다. 이기심, 두려움, 분노를 먼저 버려야 한다. 그래야 하나님의 선하신 일에 사용될 수 있다.
- 최근 설교에서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 ‘현재’가 중요하다”라고 했는데 무슨 의미인가.
▲예수님은 그때, 그 장소에서의 사마리아 여인은 상태만을 중히 여기셨다. 예수님은 사마리아 여인이 과거에 저지른 죄, 실수를 신경 쓰지 않으신 것이다. 그분이 바로 우리를 위한 예수님이시고 우리가 믿는 예수님이시다.
■ 그레이스 박 목사는…
샌타모니카에서 태어난 그레이스 박 목사는 어려서 LA 한인타운에 위치한 임마누엘 장로교회에 출석했다. 샌퍼난도 밸리 지역에서 살았던 박 목사는 어릴 때 부모님이 추수감사절 음식을 준비해서 갈 곳 없는 사람들을 초대해 위로했던 일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UC 버클리에서 정치 경제학을 전공하고 1987년 졸업한 뒤 한 기업의 ‘패션 바이어’ 분야에 채용됐다. 그러나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닫고 심각한 정서적 장애를 가진 고등학생을 가르치게 된다.
신학 공부의 필요성을 느낀 박 목사는 풀러 신학대학에 진학했지만 목사의 길을 걸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다. 성경을 조금 더 깊이 공부하고 자신의 신앙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었다. ‘되돌아보지 않는 삶’(Unexamined Life)을 살고 싶지 않았던 것이었다. 풀러 신학대학 재학 중에 발생한 LA 폭동은 그녀로 하여금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삶을 생각해 보게 했고 폭동, 방화 등을 목격하면서 인간의 본성에 대한 질문도 갖게 됐다.
박 목사는 신학대학 졸업 뒤 1996년 대형 한인교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유초등부, 중등부, 영어 사역 분야를 두루 거치며 11년간 목회 활동을 이어갔다. 신학 대학 시절 소개받은 의사 남편과 사이에서 4명의 자녀를 둔 박 목사는 현재 ‘퍼시픽 팰리세이즈 장로교회’(Pacific Palisades Presbyterian Church) 부목사로 16년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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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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