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참사’워싱턴 한인사회도 충격·비통
▶ MD정부·교계·각국 대사관도 위로 전해 한인들 한국에 전화…연락 안될 경우 불안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골목길 현장을 경찰들이 수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이태원에서 발생한 참사에 워싱턴 한인들도 충격에 휩싸였다.
버지니아 센터빌에 거주하는 김 모씨는 “그간 광화문 광장이나 시청 앞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행사가 자주 열렸어도 별다른 사고가 없었는데 뜬금없이 이태원에서 100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게 믿겨지지 않는다”며 “처음에는 사망자가 2~3명이라고 들었는데 갑자기 100명 넘게 사망했다고 해서 가짜 뉴스인줄 알았다”고 말했다. 다른 한인은 “서울에서 이렇게 대규모로 핼로윈 행사가 열리는지 몰랐다”며 “제 3세계에서나 벌어질 법한 참사가 오늘날 서울에서 벌어졌다는 게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한탄했다.
이번 참사와 관련된 사진이나 동영상이 전해지면서 대다수 한인들은 더욱 충격과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버지니아 알디에 거주하는 이 모씨는 “서울 친정집에 전화해 대학생 조카의 안부를 가장 먼저 물었다”며 “주말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유학생 김 모씨는 “소식을 듣고 바로 한국에 있는 친구들에게 전화했는데 아직도 연락이 안 돼는 친구가 있어서 걱정”이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대사관·MD정부·교계도 위로 전해
와싱톤중앙장로교회 류응렬 목사는 30일 주일예배에서 “한국에서 가슴 아픈 참사가 발생했다”며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조지워싱턴대 방문연구원으로 버지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도 소셜미디어에 “상상도 할 수 없는 참사에 할 말을 잃었다”면서 “신속하고 철저한 사후 수습, 정부와 지자체의 완벽한 대응을 요망한다”며 “사고의 원인도 정확히 밝혀 다시는 이런 비슷한 일 조차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태용 주미대사는 “미국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내외, 해리스 부통령 내외, 블링컨 국무장관,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깊은 슬픔에 잠겨 있는 우리 국민들과 마음을 함께 하고 있다”며 “대사관 차원에서도 금번 사고 수습이 진행되는 국가애도기간 동안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며 이번 사고 수습과 관련해 필요한 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더 이상 사상자가 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와 유미 호건 여사는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끔찍하고 비극적인 참사에 망연자실할 뿐”이라며 “슬픔에 잠긴 가족들과 한국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말했다.
▲WP 등 미 언론도 참사소식 보도
워싱턴포스트도 30일자 1면에 사진과 함께 이태원 참사 소식을 상세히 전하며 미국인 사망자의 사연을 소개했다. 현재 최소 14개국, 26명 이상의 외국인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CNN, AP뉴스, BBC 등도 현장 상황을 빠르게 전하고 있다.
장호준 목사는 “154명의 젊은이들이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잃었는데 ‘특별히 우려할 정도의 인파는 아니었다’는 당국의 발표를 보면서 그러면 얼마나 더 고귀한 젊은 생명이 쓰러져 가야 우려할 만한 인파라는 것이냐”고 질타하며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겠다면 이제 국민이 그 책임을 물어 결과까지 끌어내 주어야 할 것”이라고 분개했다.
한편 끔찍한 참사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셜 미디어에서는 “지난 정권에서 나라를 망쳐놔 이 꼴이 됐다”, “민생은 외면하고 싸움만 하는 정치인들 때문에 무고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정치공방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러한 공방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한인들은 추모와 슬픔을 전하며 재발방지를 당부했다.
버지니아 알링턴의 박 모 씨는 “뭐라고 위로를 해야할지, 마음이 먹먹하다”며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분들과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한다”고 말했다. 페어팩스 시장 선거에 출마한 이상현 시의원도 “너무 슬픈 일”이라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가족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자녀를 키운다는 한 학부모는 “부모를 잃은 자식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하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에게는 아무 말도 못하겠다”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우리의 모국이 걱정된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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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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