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한해 소개된 고사성어가 포함된 다음 글에서 기억나지 않는 말이 몇 개나 되는지 세어보세요.
우리는 미로불문자(迷路不問者)처럼 인생의 길을 잃을 때도 있고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의 지혜로 옛것으로부터 새로운 길을 찾기도 한다.
사람은 이령지혼(利令智昏)이라 눈앞의 이익에 사리분별을 못하고 쫓아다니니 이를 염량세태(炎凉世態)라 하였고, 음모와 배신을 서슴지 않는 구밀복검(口蜜腹劍)의 인간을 우리는 조심해야 하며, 권력이란 물극필반(物極必反)과 항룡유회(亢龍有悔)처럼 유한하여 그 끝이 있는 것이니 권력자는 겸손함을 지녀야 한다.
그러나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우기는 위록지마(爲鹿指馬)의 오만함과 거짓을 진실인 것처럼 꾸미는 삼인성호(三人成虎)의 선동과 변설문사(辯說文辭)로 백성을 미혹하고 나라를 어지럽히는 사람은 석고대죄(席藁待罪)하고 부형청죄(負荊請㠑) 해야 하건만 과이불개(過而不改)라, 자기 잘못을 알면서도 고치려 하지 않는 것을 선인들은 한탄하였다.
그런 사람일수록 작은 예물로 큰 것을 기대하는 돈제일주(豚踶一酒)의 인색함, 겉과 속이 다른 결자유불결(潔者有不潔)의 이중성, 진실을 호도(糊塗)하는 견월망지(見月忘指)의 뻔뻔함을 보이기도 한다. 용광필조(容光必照)의 빛과 같이 진실은 반드시 드러나게 되니 사람은 모름지기 구용구사(九容九思)와 신언서판(身言書判)을 갖추고 눈앞의 이익을 보면 견리사의(見利思義)를 떠올리라 선인들은 말했다.
그러나 세상에는 아름다운 사람도 많으니, 집에 찾아온 남편의 친구를 빗속에서 부추를 캐어 전을 부쳐 대접한 모우전구(冒雨剪韭)의 가난한 아내, 자식의 친구를 대접하기 위해 머리를 잘라 술과 바꾼 절발역주(截髮易酒)의 가난한 어머니, 제자가 자신보다 뛰어나길 바라는 청출어람(靑出於藍) 속의 스승, 배가 고파 말을 훔쳐 잡아먹은 백성들을 용서하고 오히려 술까지 내려주는 너그러움을 베풀고 결국 그들로 인해 목숨을 구한 식마육/불음주/상인(食馬肉不飮酒傷人)의 진목공(秦穆公), 불행한 딸의 새 삶을 열어준 은인에게 풀을 묶어 은혜를 갚은 결초보은(結草報恩)의 노인, 노모의 매를 맞으며 눈물을 흘린 백유읍장(伯兪泣杖)의 효자 한백유(韓伯兪) 등이 그들이다.
소동파가 설니홍조(雪泥鴻爪)로 인생무상을 탄(嘆)했지만 삶이란 여전히 아름답고 가치 있다는 희망을 이들은 우리에게 보여준다. 그리고 세종대왕과 허조(許稠)의 언청간행(言聽諫行) 고사를 정치인들이 배운다면 생생지락(生生之樂)도 멀지 않으리라.
또한 선인들은 지도자가 훌륭한 인재를 구하기 위해 삼고초려(三顧草廬)의 정성과 낭중치추(囊中之錐)를 알아보는 안목이 필요하고, 웅계단미(雄鷄斷尾)의 결단성, 불원천불우인(不怨天不尤人)의 책임감, 교학상장(敎學相長)과 불치하문(不恥下問)의 겸손함과 배우려는 의지, 오하아몽(吳下阿蒙)의 노력, 교자채신(敎子採薪)의 혜안, 심장불로(深藏不露)의 신중함이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며, 모든 사람은 우산지목(牛山之木)과 같이 원래의 착한 본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고사성어를 통하여 배우는 옛 성현(聖賢)의 가르침은 읽어도 자꾸 잊게 되지만 때때로 다시 읽고 익힌다면 진정 인생에 도움도 되고 또한 큰 즐거움도 되리라 생각된다.
<윗 글에서 기억나지 않는 고사성어의 수가 12개 이하면 훌륭합니다>
<
최규용 / 메릴랜드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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