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도 안타면서 장애인 자리에 주차한다”고 윗층 회사의 매니저 아줌마는 지치지도 않고 2년 내내 쫓아와서 시비를 걸었다. 지금은 없어진 Cala Food에서 장애인 계산대로 갔더니 직원이 하는 말 “휠체어 안 탔는데 왜 여기서 계산해요.”
마주 오던 어떤 회사 차가 U turn을 하다 내 차를 받았다. 그 일로 양쪽 변호사와 만났는데 “손으로 운전해서 사고난 건 아닌가요?” 그 순간 갈등, ‘다시 한번 말해 보세요. 이건 차별이고, 고소감인데요’ 그 소리를 참고 멍청한 척 대답을 했다. “아니요. 이제까지 안전운행 하고요. 상대가 와서 박는데는 손으로 하든 발로 하든 어쩔수 없지요!” 변호사라서가 아니라 무례하고 개념없는 이를 상대하면 맘다치는 쪽은 나일테니까 그냥 삭이기로 했다.
장애인 선교단체에 사랑스런 친구를 만나기 위해 갔다. “반가워요. 우리 사무실에 왔었지요?” “아니요, 초면인데요.” 아니라는데도, “여기 지부 설립할 때 우리 사무실에 왔었어요.” 교회 연합 행사 후 어느 성도가 내게 왔다. “아무개야 오랜만이다. 너 참 예뻤었는데 왜 얼굴이 이렇게 변했어?” “저 아무개 아닌데요.” 오래 전 일이니 날씬했고 예쁘다 소리 듣던 때 인데. 아무튼 두 분 다 내가 장애인이라는 것 때문에 누군가와 착각을 했다. 그렇구나. 그냥 같아 보이는구나.
병원이나 정부 기관에 가족, 친구, 교인 누구랑 가든 운전수와 통역으로 간 내가 도움을 받기 위해 누군가를 데리고 온 걸로 대한다. 장애인 혜택에 대해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이 나라에 뭐를 해줬다고 혜택을 받느냐’고 미국 온지 넉 달 만에 일을 하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자급자족이다. 정부 혜택받지 왜 힘들게 일을 하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럴걸 그랬나?
“걸었었다구요?! 이런 다리로” 의사가 되물었다. 팔과 넙적다리 뼈가 부러지고 무릎 뼈가 으스러졌댄다. “다시 못 걸을 수도 있어요.” 라는 말보다 어떻게 걸었느냐고 묻는 말에 울컥해졌다. 지팡이 짚고 굽 높은 신발에 편한 옷보다 예쁜 옷을 입고 가방과 노트북을 메고 학교와 직장을 다니며 고맙다 잘한다 하기보다 항상 자신을 닥달하는 힘든 주인을 만나 내 몸이 고생이었구나. “저는 다시 걸을 거예요.” “ 꼭 다시 걸을 수 있게 해줄게요.” 여러 사람의 수고와 정성으로 다치기 전보다 느리지만 다시 걸어서 일상 속으로 들어왔다.
교회에서 학생들과 성도들을 모시고 다닐 일이 많아 밴을 하나 더 샀다. 지나고보니 대단한 일이었다. 밴을 산 것도, 운전시험 5번 떨어진 이력에 운전사 노릇한 것도, 손으로 운전해서 다리 멀쩡한 사람들을 태우고 다닌 것도. 자랑같이 들린다면 오해다. 내게 주어진 배역이 고단해서 자랑도 불평도 사치다. 다만 이탈하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남들 만큼 살고 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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