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테크기업, 이스라엘군·불법 정착촌 기부 중계 플랫폼 운영
▶ 팔 주민에 총격 가한 과격 단체도 포함… “국제법 위반 소지”
이스라엘의 한 테크 기업이 미국과 유럽 등에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이스라엘군(IDF)과 요르단강 서안 불법 정착촌, 무장 단체 등에 전달하기 위한 기부금을 모금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제 사회에서 불법 행위라는 비난을 받는 이스라엘의 서안 정착촌과 불법 무장 단체에 기부금을 전달하고 세금 혜택을 받는 것이 국제법과 미국 세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 테크기업 '이스라엘 기브스'(IsraelGives)는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EU), 영국, 호주 등의 국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이스라엘 내 비영리 단체들에 기부를 하고 그만큼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기부 중계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해오고 있다.
2009년 창립한 이스라엘 기브스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조금씩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활용해 이전 기부층 중심에서 소액 참여 중심으로 전환하고 세금 혜택까지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이 플랫폼 내 모금 캠페인은 급증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현재 최소 450개의 모금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 중 204개가 하마스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이나 서안 정착촌과 연관된 불법 무장 단체들을 위한 전략 장비 등의 군사적 지원을 목적으로 모금하고 있다.
가디언은 이 플랫폼에서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군과 무장 단체, 서안 정착민을 대상으로 이뤄진 기부 금액은 약 530만 달러(한화 약 69억원)에 달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미국 거주민들에 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기부금을 모으는 단체 중에는 서안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향해 총격 등의 폭력 행위를 저지른 곳도 포함되어 있었다.
보도 시점까지 7천700달러(한화 약 1천만원)의 기부금이 모인 '하바트 마온의 보안 팀을 위한 긴급 캠페인'이라는 이름의 모금 캠페인은 1980년 서안 남쪽 끝에 만들어진 이스라엘인 정착촌이자 군 기지인 '하바트 마온'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중동평화재단에 따르면 이스라엘인 600여명으로 이뤄진 하바트 마온 구성원들은 인근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여러 차례 폭력 행위를 가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쟁 이후인 지난 10월 13일에는 하바트 마온 소속의 한 이스라엘인이 인근의 서안 마을에서 표적 거리에 있는 한 팔레스타인 남성에게 총격을 가하는 영상이 이스라엘 언론과 인권 단체 등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기부금 모집의 불법성과 관련한 가디언의 질의에 이스라엘 기브스 공동 창업자인 요나단 벤도르는 이메일 답변에서 "인권과 시민권 단체, 인도주의적 지원 사업 등을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법에 순응하는 자선사업의 가치가 있는 명분과 목적을 지녔다고 판단될 때 기부를 가능하게 한다"고 답했다.
이어 하바트 마온 정착촌을 위한 기부 캠페인은 하마스 공격 피해자를 돕는 긴급 모금을 여러 개 만드는 과정에서 자동으로 생성됐다며, 해당 캠페인에 대해서는 아직 공식적인 검토와 승인 절차가 이뤄지기 전이고 기부금도 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권단체 헌법권리센터(CCR) 소속의 디알라 샤마스 변호사는 가디언에 하바트 마온과 같은 단체에 기부를 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며 미국 내에서도 불법 소지가 있다"며 "문제는 이 같은 기부 행위에 대해 법적 제재가 그 동안 거의 이뤄지지 않아 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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