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황선홍 vs 인니의 신태용… U-23 아시안컵 8강 ‘한국인 지도자 지략대결’
▶ 패하면 ‘파리올림픽’ 불발
▶한국 ‘10회 연속 진출’ 목표
▶인니는 68년만에 본선행 노려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8강에서 ‘한국 축구의 전설’끼리 맞대결이 성사됐다.
우리나라를 이끄는 황선홍 감독과 인도네시아를 지휘하는 신태용 감독이 ‘파리행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황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은 22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4 AFC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3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조별리그 3전 전승을 달성한 황선홍호는 우승 후보로 꼽힌 일본을 누르고 B조 1위를 확정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A조 2위를 차지한 ‘신태용호’ 인도네시아와 한국시간으로 26일 오전 2시 30분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8강전을 펼친다. 조별리그 일정이 먼저 끝난 인도네시아는 A조에서 2승 1패를 거둬 강호로 꼽히던 호주(2무 1패)를 누르고 8강행 티켓을 따냈다.
첫 경기에서 2명이 퇴장당하는 악재 속 개최국 카타르에 0-2로 완패했지만 2차전에서 호주를 1-0으로 꺾었고, 3차전에서는 요르단을 4-1로 대파하며 상승세를 탔다.
올해 처음 AFC U-23 아시안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인도네시아는 신태용 감독의 지휘 아래 조별리그까지 통과하며 역대 처음으로 8강 무대까지 올라서는 기쁨을 맛봤다.
신 감독은 황 감독의 국가대표 사령탑 ‘선배’ 격 지도자다.
지도자 생활을 더 빨리 시작한 지도자는 황 감독이다.
1968년생으로 신 감독보다 2살 더 많은 황 감독은 2003년부터 코치 생활을 했다. 신 감독의 지도자 경력은 2005년 시작됐다. 2년이 늦다.
하지만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서 경험은 신 감독이 훨씬 풍부하다.
2014년 대행 신분으로 우리나라 대표팀을 이끈 신 감독은 연령별 대표팀을 지휘하다가 2017년 A대표팀 정식 감독으로 부임,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을 책임졌다.
2021년부터 연령별 대표팀을 이끌어 온 황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되면서 ‘임시 사령탑’ 신분으로 지난달 A대표팀 2경기를 맡았다.
사실 신 감독은 8강에서는 우리나라보다는 일본을 만나는 게 차리리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이기면 조국에 아픔을 안기고, 지면 현재 소속팀인 인도네시아에 기쁨을 주지 못한다. 8강에서 패하는 팀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가장 중요한 목표를 놓치게 된다. 이번 대회는 파리 올림픽 최종예선이다.
3위까지는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곧장 받는다. 4위 팀은 2023 U-23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4위인 기니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해야 파리로 갈 수 있다.
4강까지는 가야 올림픽 본선행 가능성이 생기는 셈이다.
그보다 아래 순위라면 빈손으로 돌아가 오는 7월 파리에서 열리는 ‘지구촌 스포츠 축제’를 멀리서 바라만 봐야 한다.
8강에서 만난 한국과 인도네시아 중 한 팀은 외나무다리에서 떨어지게 된다. 8강에서 짐을 싸기엔 두 팀 다 이 대회에 걸린 게 많다.
황선홍호는 세계 최초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위업을 이루고자 한다. 이번에 파리행 티켓을 놓치면 1984 로스앤젤레스(LA) 대회 이후 4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는 불명예도 안는다.
인도네시아도 4강에 오르면 본격적으로 올림픽을 꿈꿔볼 수 있게 된다.
인도네시아 남자축구가 마지막으로 올림픽 본선에서 경쟁한 건 무려 68년 전이다.
1956년 멜버른 대회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 인도네시아 축구사에 기록될 기념비적 사건일 터다.
전력만 보면 조별리그에서 3승을 챙긴 황선홍호가 훨씬 강하다.
아시아 최고 수준인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이 대부분인 황선홍호에는 정상빈(미네소타), 김민우(뒤셀도르프) 등 실력을 인정받아 아시아 밖에서 뛰는 선수들도 있다.
대부분 자국 리그 선수인 인도네시아는 신 감독의 지도력에 기대를 건다. 조별리그에서 꺾은 호주(24위), 요르단(71위)은 FIFA 랭킹에서 인도네시아(134위)보다 높지만 신 감독은 뛰어난 작전 구사로 원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신 감독이 어느 지도자보다 한국 축구를 잘 안다는 점도 인도네시아에는 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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