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영화제인 아카데미상은 미국 영화사 MGM의 루이스 메이어 사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메이어는 1927년 자택에서 파티를 열고 영화협회 설립의 필요성과 상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설파했다. 그해 영화인 36명은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를 설립했고 2년 뒤인 1929년 5월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의 루스벨트호텔에서 역사적인 제1회 시상식을 개최했다. 1934년부터는 시상식이 해마다 열렸다. 그동안 가장 많은 부문에서 수상한 영화는 ‘벤허’ ‘타이타닉’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으로, 모두 작품상·감독상을 포함해 11개 부문씩 석권했다.
상금도 없이 ‘오스카’라는 애칭을 가진 트로피만 수여했지만 전 세계에서 관련 소식을 전하고 생중계했다. 아카데미상 후보로만 지명돼도 2,000만 달러의 추가 수입을 얻을 수 있어 작품상 트로피는 2,700만 달러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상식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지만 사실은 미국 영화인들의 집안 잔치다. 출품 대상이 전년도 LA 지역 극장에서 1주일 이상 연속 상영된 영화로 제한돼있기 때문이다. 아카데미 회원들이 예비투표를 통해 분야별로 5개의 후보작을 뽑은 후 전체 후보작을 대상으로 최종 투표해 수상작을 결정한다. 회원 자격이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한 사람들로만 한정돼 ‘영화인에 의한, 영화인을 위한 상’으로 불린다.
영화 ‘브로커(Broker)’의 배우 강동원,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의 배우 유태오, 한국계 미국 배우 그레타 리, 한국계 캐나다 감독 셀린 송 등이 최근 AMPAS 신입 회원 초청장을 받았다. 2015년 배우 송강호·최민식, 감독 봉준호·임권택 등을 시작으로 회원으로 가입된 한국과 한국계 영화인들이 벌써 70명가량에 이른다. K컬처가 끊임없는 혁신으로 한 시절에 그치지 말고 꾸준히 세계 문화 흐름을 선도하는 변화의 기폭제가 됐으면 좋겠다. 문화의 힘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의 성장과 번영을 뒷받침하고 이끌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오현환 서울경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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