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 행정부 첫 해의 굴욕적 철군과정 놓고 하원서 청문회
▶ 퇴장 임박한 바이든 행정부 대외정책 성토장 방불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로이터]
임기 종료를 1개월여 앞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수장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2021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 과정과 관련한 의회 청문회에서 '난타'를 당했다.
11일 워싱턴DC 연방 의회에서 열린 하원 외교위원회의 아프가니스탄 철군 관련 청문회에서는 초강대국 미국의 '굴욕'으로 꼽히는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 대한 공화당 의원들의 비판과 블링컨 장관의 해명이 이어졌다.
증인으로 출석한 블링컨 장관은 2020년 3월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탈레반과 평화협정을 체결한 것이 사태의 출발점이었다고 항변했다.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탈레반의 테러 공격 중단을 전제로 미군을 철수하기로 한 전(前) 정부 합의를 이행하는 것 외에 마땅한 선택지가 없었다는 주장이었다.
블링컨 장관은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느냐, 더 악화시키느냐 사이의 선택"에 직면했었다면서 "그가 전임자(트럼프)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 우리 군대와 동맹국에 대한 공격이 재개되고, 아프가니스탄 주요 도시에 대한 탈레반의 공격이 시작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원 외교위원장인 마이클 맥콜 의원(공화·텍사스)은 바이든 행정부가 철군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이 재앙적인 사건은 세계에 불을 지른, 실패한 (바이든 행정부) 대외 정책의 출발점이었다"고 꼬집었다.
또 아프가니스탄 참전 중 두 다리를 잃은 브라이언 매스트 의원(공화·플로리다·차기 하원 외교위원장)은 2021년 당시 미군 철수는 '재앙'이 될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블링컨 장관은 당시 더 잘하지 못한 점에 유감을 표하면서 "나는 이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얻기로 결심했다"며 아프간 사태 이후 국무부를 위기 대응에 더 유능하고, 강한 조직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문회는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주제로 했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 전반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란에 대해 유화적이었다고 비판했고, 방청객 중 일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한 바이든 행정부의 대이스라엘 지원에 항의하는 구호를 잇달아 외치기도 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약 20년간 지속된 아프간 전쟁과 미국의 대아프간 군사개입에 마침표를 찍은 2021년 8월의 미군 최종 철수 과정은 미국이 축출을 위해 전쟁을 시작한 탈레반의 재집권과 함께 미국의 '흑역사'로 기록됐다.
특히 철군 과정에서 발생한 극단주의 단체 이슬람국가(IS) 관련 조직의 카불공항 자폭테러로 인해 미군 13명과 아프가니스탄 주민 170여 명이 사망한 일은 바이든 행정부 외교·안보 위기관리 능력에 오점으로 남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미국이 유약한 모습을 보인 것이 이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작년 하마스의 대이스라엘 기습 공격에서 각각 러시아와 하마스에 자신감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이날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이 무너진 시리아의 미래 논의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독려를 위해 중동을 방문하기 위해 출발할 예정이었는데, 청문회가 길어지면서 출국이 당초 예정보다 늦춰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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