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힘 뺄 절호 기회”
▶ 이틀 만에 350곳 공습
▶ 무기수송 시설 등 타격

지난 10일 시리아 카마실리 국제공항 인근 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트럭이 대파되는 등 폐허가 돼 있다. [로이터]
이스라엘이 최근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로 권력 공백 상태에 빠진 시리아의 주요 군사시설에 연일 맹폭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혼란을 숙적 이란의 군사력에 타격을 가하고 앞으로 들어설 시리아 정권의 군사력도 약화시킬 절호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아사드 정권의 몰락이 확실해진 이후 10일까지 이틀에 걸쳐 시리아 전역의 군사 시설 최소 350여곳에 공습을 퍼부었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공습은 시리아 내 해군·전투기·무인기(드론)·방공망·무기공장·미사일시설 등에 이뤄졌으며, 아사드 정권의 악명 높은 화학 무기 연구 시설 등도 폭격 대상이 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습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무기와 군 시설을 확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이 이란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무기고를 공격하기 위해 시리아 영토를 공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며칠에 걸쳐 300곳이 넘는 시설을 타격한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규모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스라엘이 이처럼 발 빠르게 행동에 나선 배경에는 시리아 지도부가 공석이 된 현 상황이 이란과 헤즈볼라의 손에서 시리아 내 무기와 군사시설을 빼앗을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공습으로 그간 이란이 헤즈볼라에 무기를 공급하는 데 이용했던 시리아 내 기반 시설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규모 공습과 동시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아사드 정권을 함락시킨 반군을 향해서는 만약 반군이 수립한 새 정부가 “이란이 시리아에 세력을 재건하거나 이란 소유의, 또는 어떠한 다른 무기든 헤즈볼라에 수송, 또는 우리를 공격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강력하게 대응하고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NYT는 “기회를 엿본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군사 자산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누가 시리아에서 권력을 잡게 되든 확실히 무장해제를 시켜두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군 퇴역 대령 미리 아이신은 시리아의 권력 공백으로 인해 이스라엘이 평소였다면 시리아나 이란과 전면전 위험까지 감수해야 했을 과격한 군사 행동도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NYT에 “과거에는 시리아, 헤즈볼라, 이란과 전면전을 벌이게 될 것이기 때문에 절대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하려는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이 기회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무력 공세가 자칫 시리아의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예이르 페데르센 유엔 시리아 특사는 이스라엘에 공습 중단을 촉구하면서 반군 세력이 새 정부로의 질서 있는 전환을 시도하는 상황에서 “시리아의 변화 가능성을 파괴할 어떤 행동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공습에 더해 시리아와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점령지인 골란고원에서도 외부 무장세력의 집결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군대를 전진 배치하며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이날 앞서 이스라엘 지상군이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까지 침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일부 매체의 잘못된 주장”이라며 부인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은 국경 보호를 위해 국경에 가까운 완충지대 내부 방어 진지에 주둔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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