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기 2년 이상 남은 합참의장 경질…후임엔 역대 최초로 예비역 장군
▶ “미군 신뢰성·전문성 저하”…야당, 인종·성별·충성 고려한 해임에 비판

국방부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 수뇌부 물갈이에 착수했다.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찰스 브라운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경질하고, 예비역 공군 중장 댄 케인을 차기 합참의장으로 지명한다고 밝혔다.
경질된 브라운 전 합참의장은 전투기 조종사 출신 공군 대장으로 미국 역사상 두 번째 흑인 합참의장이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 임명한 그의 임기는 2년 8개월 가까이 남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운 전 의장의 경질 이유를 밝히진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적극 장려한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정부와 군대 내에서 금지했다.
DEI는 미국 역사에서 차별받고 소외된 인종, 성(性), 계층 등을 챙긴다는 취지의 정책이지만, 백인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폭스뉴스 진행자 시절인 지난해에 발간한 저서에서 '브라운 전 의장은 흑인이기 때문에 합참의장 자리에 올랐을 수 있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브라운 전 의장은 지난 2020년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체포 도중 숨진 사건으로 미국 전역에서 시위가 벌어지자 자신이 군대에서 겪은 인종차별 경험을 회상하는 동영상을 공개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으로 발탁한 케인 지명자는 F-16 조종사 출신으로, 이라크전쟁과 이슬람국가(IS) 축출 작전 등에 참여했다.
퇴역한 장성이 군에 복귀해 합참의장으로 지명되는 것은 이번이 첫 번째 사례다.
케인 지명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IS를 일주일 안에 궤멸할 수 있다"고 보고한 뒤 선거구호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새긴 빨간 모자를 썼다고 알려진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 대해 "지난 정권에서 합참의장으로 승진해야 마땅했다"고 평가하면서 바이든 전 대통령이 부당한 인사를 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해군참모총장 등 5명의 군 수뇌도 교체할 것을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현재 해군참모총장은 미국 최초의 여성 해군참모총장인 리사 프란체티 제독이 맡고 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육군과 해군, 공군의 군사법 체계를 관장하는 법무감들도 전면적으로 교체할 계획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해안경비대 사령관 린다 페이건 제독도 해임했다. 페이건 전 사령관은 해안경비대 역사상 최초의 여성 사령관이었다.
미국에서 행정부가 바뀌면 국방부의 민간 고위직은 교체되지만, 현역 장성인 군 수뇌부는 정치적 중립을 유지하며 임기를 지키는 것이 통상적이었다.
야당인 민주당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군 수뇌부 물갈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상원의원은 "정치적 충성도나 인종, 성별과 같은 이유로 현역 군 지휘관을 해임하는 것은 미군의 신뢰와 전문성을 저하시킨다"고 지적했다.
세스 몰턴(민주·매사추세츠) 하원의원은 이번 인사를 "반미적이며, 비애국적"이라고 규정한 뒤 "군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인력감축 정책의 일환으로 95만 명에 달하는 민간 인력 중 5천400명을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국방부는 전체 95만 명의 민간 인력 중 5만 명을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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