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우존스·S&P500 최대 낙폭
▶ PMI 하락세… 기대인플레 올라
▶ 가격 압박… 소비자심리 흔들
▶ “정치환경 변화에 판매 타격”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 관세 부과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면서 뉴욕 증시가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특히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8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 업황이 25개월 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에 진입한 것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혔다는 평가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26일(현지 시간)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과 28일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향방을 가를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주식시장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69%, 1.71% 내린 4만 3428.02, 6013.13에 각각 거래를 마쳐 올 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의 또 다른 3대 지수인 나스닥지수도 2.20% 급락한 1만 9524.01에 장을 마감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날 비관적인 경제지표가 연이어 나온 것이 투자심리를 급격하게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S&P글로벌이 이날 발표한 미국의 2월 종합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4로 2023년 9월(50.2) 이후 17개월 만에 최저치로 낮아졌다. 2월 서비스업 PMI도 49.7을 기록해 2023년 1월(46.8) 이후 25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금융·유통·물류·보건·교육 등 미국 GDP의 8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 PMI가 확장과 위축의 기준선인 5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서비스업의 위축 국면 진입을 의미한다. 서비스업 PMI는 지난달 52.9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인 데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 취임 이후 시점인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가 경제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관세 전쟁과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에 속도를 내면서 경기가 둔화할 조짐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이날 미국 미시간대에서 내놓은 2월 소비자심리지수도 전월 대비 10% 가까이 낮아진 64.7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15개월 만의 최저치다. 같은 날 발표된 미국 소비자들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 확정치도 2월 4.3%로 지난달(3.3%) 대비 1.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년 뒤 물가가 지금보다 비쌀 것으로 보는 소비자들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의미다.
S&P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의 크리스 윌리엄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지출 삭감부터 관세 부과, 지정학적 상황에 이르기까지 미국 연방정부의 정책 영향에 대해 광범위하게 걱정하고 있다”며 “정치 환경 변화로 인한 불확실성 때문에 판매에 타격을 입고 있다”고 진단했다.
알베르토 무살렘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미국 경제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기 둔화라는 두 가지 위험에 동시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의 친성장 기조에도 불구하고 무역 전쟁이 미국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우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큰 위험으로 재부상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 속보치는 연율 환산 기준으로 전기 대비 2.3% 증가해 3분기(3.1%)보다 크게 둔화했다. 블룸버그는 27일 발표될 4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도 속보치와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의 시선은 28일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이 발표하는 PCE 가격지수에 쏠리고 있다. 가격 변동 폭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선호하는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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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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