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와 사사건건 부딪치던 뉴섬
▶ LA시위 국면서 ‘민주주의 전사’ 격상
▶ “트럼프가 때릴수록 체급 상승할 것”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LAX 공항에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만나는 모습.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 내 50명의 주지사 중 하나인 ‘그’는 눈엣가시였다. 지난해 11월 그는 “연방정부가 전기차 세액공제를 없애도 우리 주는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리의 기쁨에 잔뜩 취해 있을 때, 차기 행정부 핵심 정책에 선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었다.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그는 주지사 중 가장 먼저 “상호관세는 불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성전환 여성 선수를 여성 경기에 출전시키면 연방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도 출전을 밀어붙였다.
자신의 말에 감히 복종하지 않고 맞서는 그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뉴스컴’이라는 멸칭도 친히 붙였다. 그의 성 ‘뉴섬’에 쓰레기란 뜻의 비속어 ‘스컴’(Scum)을 합쳐 만든 말이다. 그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다.
트럼프 대통령과 뉴섬은 최근 연방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이 촉발한 LA 시위 사태를 놓고 또다시 정면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LA 시위 진압을 위해 주방위군을 파견하기로 하자, 뉴섬은 주지사 승인을 득하지 않은 “권한 남용”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후 불법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위가 LA를 넘어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뉴섬은 미국 내 반트럼프 진영의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넘어 ‘전국구 정치인’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것이다.
2022년 주지사 재선에 성공한 뉴섬은 일찌감치 2028년 대선에 도전할 민주당의 유력 대권 주자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전국적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장, 캘리포니아 부지사를 지내는 등 캘리포니아 안에서만 이력을 쌓아온 탓이다. 하지만 최근 연방정부 이민 정책에 대한 그의 강경 대응이 연일 주요 뉴스로 다뤄지며 단기간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면전으로 그가 얻은 건 유명세만이 아니다. 당심도 거머쥐었다. 뉴섬은 그간 중도에 가까운 당내 인사들에게는 “너무 왼쪽으로 치우쳐 있다”는 비판을, 강경 진보 세력에게는 “정치적 욕심 때문에 현실과 타협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은 그를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과거 그와 이념적으로 치열하게 대립했던 안토니오 비야라이고사 전 LA 시장은 “한때 그를 비판했었지만 이번에는 ‘잘하고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며 “깡패에게는 맞서야 한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말했다.
무엇보다도 뉴섬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을 ‘친트럼프 대 반트럼프’가 아닌 ‘권위주의와 민주주의’ 구도로 전환함으로써 국민적 지지를 끌어내고 있다. 그는 지난 10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민주주의가 우리 눈앞에서 공격받고 있다”며 “캘리포니아가 처음일 수 있지만 분명 여기서 끝나진 않을 것이다. 다음은 다른 주들이고, 그 다음은 민주주의다”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그는 자신을 민주당과 캘리포니아가 아닌 ‘미국의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우는 전사’로 격상시키며 미국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저항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저항을 이끌 인물은 자신이라고 암시했다.
‘트럼프의 책사’로 불리는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는 뉴섬 주지사의 이번 TV 연설에 대해 “2028년 대선 출정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섬을 “무능한 지도자”라며 깎아내리는 데 여념이 없다. 그러나 그가 때릴수록 뉴섬의 체급은 되레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CNN은 “(지난해 대선 패배로 붕괴됐던) 민주당이 이번 LA 대립을 계기로 공화당과의 정치적 균형을 되찾아가고 있다”며 “뉴섬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 속에서 정치적 입지와 지지층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뉴섬 주지사의 예비 대권행보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앞으로 수주일간 LA 시위 사태의 전개 방향과 백악관의 결정이 뉴섬 주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수석전략가를 지낸 데이빗 액설로드는 “대통령의 도발적인 행동을 비판하면서도 시위대에 자제를 요구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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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랑 정긴차려라 민주당 평생 빨고 살아라 루저같은 인간 언론도 미쳐돌아가는구나 저런 위선자 부패한 인간을 대선 잠룡으로 지지하냐? 이러니 사람들이 언론을 신뢰하지 않고 원용석에 진실 정치 듣는거다 누욕타임즈.워싱턴 포그트 배끼지 말고 공부좀 하시기 바란다
난 켈리포니아에 살면서 예전부터 뉴섬 주지사의 카리스마에 빠져있었다. 더우기 그가 하는 연설을 한번 들어보라. 트럼프의 영어 (우리같이 콩글리쉬 하는 한인들도 그가 하는 말은 다 알아들을수 있는 국민학교 영어 수준) 와 뉴섬의 영어 수준을 보면 국민학생과 대학생 수준 차이가 난다. 머리가 탁 깨인 뉴섬 주지사가 대통령 출마하면 난 그를 적극 지지할것이다.
제2의 까말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