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저작물 재창조 “변형적 행위”… “불법 다운·저장은 안돼”

앤스로픽 로고[로이터]
인공지능(AI) 훈련을 위해 책을 무단 사용했더라도 이는 미국 저작권법상 합법이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4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윌리엄 알섭 샌프란시스코 연방 판사는 지난 23일 작가들이 앤스로픽을 상대로 자신들의 책을 AI 훈련에 무단 사용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앤스로픽의 손을 들어줬다.
앤스로픽은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대항마로 평가받으며, '클로드'(Claude)라는 AI로 잘 알려진 AI 기업이다.
이번 판결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 및 훈련에 사용한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를 둘러싼 법적 분쟁에서 법원이 AI 기업의 손을 들어준 사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앞서 작가와 언론사, 음반사 등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플랫폼 등 AI 기업을 상대로 저작권을 침해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알섭 판사는 "앤스로픽의 AI 훈련은 대규모 언어 모델이 저작물의 창의적 요소나 작가 고유의 표현 방식을 일반 대중에게 그대로 재현하지 않았기 때문에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앤트로픽이 책을 사용해 '클로드'를 훈련한 것은 "공정 이용(fair use)이며 '변형적인'(transformative) 행위로 간주된다"고 판결했다.
AI 학습이 기존 저작물을 단순히 복제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목적이나 의미로 재창조하거나 가치를 더했다는 의미다.
'공정 이용'은 저작권 소유자의 허가 없이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 기술 기업들의 핵심적인 법적 방어 수단이었다.
이들 작가는 지난해 앤스로픽이 AI 모델 학습에 자신들의 책을 무단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판결은 생성형 AI의 저작권 침해를 다룬 첫 번째 판결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의미를 부여했다.
알섭 판사는 다만, 앤스로픽이 AI 훈련을 위해 사용한 책들을 대부분 인터넷에서 불법 다운받아 저장한 점은 작가들의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앤스로픽이 반드시 AI 훈련에 사용되지 않을 수도 있는 불법 복제된 책 사본을 저장함으로써 작가들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합법적으로 구매하거나 접근할 수 있었던 원본 사본을 해적(불법) 사이트에서 다운받는 것이 '공정 이용'에 왜 필요했는지에 대한 합리적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판사는 이에 앤스로픽이 지불해야 할 배상액을 결정하기 위해 오는 12월에 재판을 열기로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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