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론 상정 위한 절차표결서 찬성 51표-반대 49표로 간신히 가결
▶ 민주, 940쪽 법안 낭독 요구…트럼프 제시 시한 전 처리 불투명
▶ 럼프, ‘반대’ 공화의원들 저격… “정치적 자살” 머스크엔 침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불법이민 단속 강화 등 주요 국정 의제를 반영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이 연방 상원 통과에 앞선 첫 관문을 간신히 넘어섰다.
총 100석 중 공화당이 53석으로 다수당인 상원은 토요일인 28일 밤 워싱턴DC 의사당에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 절차 관련 표결을 진행한 결과 찬성 51표, 반대 49표로 가결시켰다.
이로써 미국에서 찬반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이 법안이 연방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민주당과 뜻을 같이 하는 무소속 포함) 47명이 전원 반대한 가운데, 토머스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랜드 폴(켄터키) 등 공화당 의원 2명이 반대표에 가세했다.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JD 밴스 부통령이 '타이 브레이커'(찬반 동수 상황에서 균형을 깨는 한 표)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는 상황을 대비해 의사당에 대기까지 했으나 결국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이견을 가진 의원들을 설득하면서 찬성 다수로 처리됐다.
절차 표결은 발의된 법안을 토론, 표결 등 다음 절차로 상정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로 법안 처리 과정에서 첫 번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공화당 의원들 내부 표 단속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이날 표결은 3시간 이상 걸렸다. 연방 정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를 막기 위한 예산안 처리와 같은 긴급한 사유가 아닌 상황에서 토요일 밤 의회 표결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상원에 현재 계류 중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작년 대선 핵심 공약인 세금 감면 등을 실행하기 위한 포괄적 법안이다.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표준소득공제와 자녀세액공제 확대 등 트럼프 1기 때인 2017년에 시행했으나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인 각종 감세의 연장을 담고 있다.
또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던 팁 소득과 초과근무수당 면세, 신생아를 위한 1천달러 예금 계좌 제공 등도 포함돼 있다.
아울러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폐지, 전기차 구입시 세액 공제 9월30일부 종료, 국경 통제 및 불법이민 단속 예산 확대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를 반영한 내용들이 들어갔다.
이와 함께 저소득층을 비롯한 취약계층 대상 공공 의료보조 제도인 메디케이드 지출 삭감, 연방 정부 부채한도 5조 달러 상향(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안은 4조 달러)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이 법안은 지난달 연방 하원을 이미 통과했다.
그러나 상원에서 법안 내용 중 몇몇 조문에 대한 수정이 이뤄졌고, 향후 토론 과정에서 추가로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기에 법안이 상원을 최종 통과하더라도 다시 하원을 통과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 기념일인 내달 4일까지 법안을 처리해 자신이 서명할 수 있도록 하라고 공화당 의원들을 압박하고 있지만 향후 과정이 순탄할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대규모 감세로 줄어들 수조 달러의 재정 수입을 충당키 위해 메디케이드를 포함한 각종 사회복지 혜택을 축소하는 법안 내용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은 전적으로 반대하고 있고, 공화당 안에서도 일부 이견이 존재한다.
특히 소수당인 민주당은 공화당이 수적 우세를 이용해 법안을 강행 통과시킬 수 없도록 940쪽에 이르는 법안 전체를 낭독하는 축조심사를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은 법안을 실제 낭독하는 경우 토론 등에 최대 20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낭독 이후 이른바 '표결 마라톤'으로 불리는 '보트-어-라마'(Vote-a-Rama) 절차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최종 표결까지 무제한으로 수정안을 제시하고 다시 표결에 붙이는 절차다.
이에 따라 상원 최종 표결이 일러야 30일에 가능하고 하원 표결 등 이후 절차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시한 이내에 법안이 처리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내다봤다.
한때 집권 2기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법안에 대해 "미국에서 수백만개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우리나라에 막대한 전략적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며 "완전히 미친 짓이고 파괴적"이라고 썼다.
머스크는 또 이 법안에 대한 자신의 비판에 동의하는 비율이 58%에 이른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면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법안은 공화당의 정치적 자살"이라고도 강조했다.
머스크는 과거에도 이 법안에 대한 비판 의견을 드러냈다가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격렬한 말다툼을 벌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단 머스크의 비판에는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은 채 이번 표결에서 반란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 등을 향해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틸리스 상원의원을 향해 "(지역구인) 노스캐롤라이나 주민들은 상원의원이 자기 이름이나 알리겠다고 튀는 행동을 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재선이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틸리스 상원의원에 대한 낙선운동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폴 상원의원에 대해서도 "랜드 폴이 반대표를 던진 것인가? 이 사람 대체 왜 이러나"라고 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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