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권남용 혐의…박정훈 대령에 ‘격노’ 전달자로 지목됐지만 부인
▶ 김태효·이충면 등 ‘尹 격노 목격’ 진술 번복하는 와중에 재소환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이 채상병 사건 수사방해 의혹 관련 2차 조사를 받기 위해 17일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특검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5.7.17
윤석열 전 대통령이 연관된 'VIP 격노설'의 실체를 규명할 '키맨'으로 꼽히는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이 17일(이하 한국시간) 순직해병특검에 다시 출석해 7시간 넘게 조사받았다.
김 전 사령관은 이날 오전 10시 25분께 서울 서초동 특검 사무실에 출석해 오후 5시 50분까지 약 7시간 25분(조서 열람 포함) 동안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그는 조사를 마친 뒤 '박정훈 대령에게 'VIP 격노'에 대해 전달했다고 인정했나', '군사법원에서 했던 진술과 지금도 같은 입장인가' 등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 당시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윗선의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는 인사다.
지난 7일 처음 특검의 소환을 받고 12시간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조사였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 신분이다.
이날 특검은 김 전 사령관을 상대로 VIP 격노설의 실체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VIP 격노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대통령실 회의에서 채상병 순직사건과 관련한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은 뒤 "이런 일로 사단장을 처벌하면 누가 사단장을 할 수 있겠냐"며 '격노'했고, 이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돌연 언론 브리핑과 경찰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박정훈 대령은 김 전 사령관이 같은 날 오후 5시께 자신을 사령관 집무실로 불러 윤 전 대통령의 격노를 전해줬다고 밝혔지만, 김 전 사령관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공개된 통화기록을 보면 김 전 사령관은 2023년 7월 31일 오전 11시 57분 이종섭 전 장관과 통화했고, 당일 오후 5시에는 임기훈 당시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 약 3분간 통화했다.
김 전 사령관은 그간 조사 및 법정 증언 등에서 'VIP 격노설'을 부인해왔지만, 격노설이 처음 제기된 대통령 주재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잇따라 '윤 전 대통령이 화내는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내놓는 가운데 김 전 사령관이 이전과 달리 진술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김 전 사령관은 이날 조사에서도 'VIP 격노설'과 관련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특검은 이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부터 이첩받은 모해위증 등의 혐의도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사령관은 지난해 2월 군사법원에서 열린 박정훈 대령의 항명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VIP 격노설'을 박 대령에게 전달한 적 없다고 주장하면서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착각과 영웅심리로 해병대의 역사와 전통을 흔들어선 안 된다"고 박 대령을 비판했다.
이에 해병대 예비역 단체는 김 전 사령관이 박 대령에게 해를 끼칠 목적으로 법정에서 허위 증언했다면서 김 전 사령관을 모해위증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일각에서는 특검이 김 전 사령관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검은 지난 15일 처음 소환한 이충면 전 국가안보실 외교비서관도 이날 오전 10시께 참고인 신분으로 추가로 출석시켜 오후 1시 40분까지 총 3시간 40분가량 조사했다.
이 전 비서관은 VIP 격노설이 나온 대통령 주재 외교안보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한 인물 중 한 명으로, 첫 특검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임기훈 당시 국방비서관의 보고를 받고 화를 내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참석자는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해 총 7명으로 알려졌는데, 현재까지 특검 조사를 받은 이 전 비서관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 등 3명은 모두 윤 전 대통령이 화를 내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
그때 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사단장도 이첩 대상이라는 보고를 듣고 돌연 화를 냈으며, 임기훈 전 비서관 등 일부 인사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나가라고 했다는 진술도 특검은 최근 추가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2023년 7월 31일 회의가 특검 수사의 중요한 국면이고, 그때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이번 주에 집중적으로 많이 조사했다"며 "당사자들에게서 진술이 새로 많이 나와 이 전 비서관에게 그 내용을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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