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음식을 가려 먹는 것만큼이나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하듯, 우리 몸이 보내는 신호 역시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건강의 척도가 달라진다. 많은 사람이 운동이나 사우나 후 땀을 흠뻑 흘리고 나면 “몸속 노폐물이 싹 빠져나갔다”며 개운해한다. 땀 흘리는 행위 자체를 건강의 상징처럼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정말 땀은 많이 흘릴수록 좋은 ‘보약’인가? 좋은 음식도 너무 많이 먹으면 탈이 나는 것처럼, 한의학은 “땀도 과하면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땀은 몸의 상태를 알리는 신호이다
한의학에서는 땀을 ‘심액(心液)’, 즉 ‘마음의 액체’라고 부른다. 땀이 단순히 체온 조절을 위한 수분을 넘어, 우리의 감정과 몸의 기력 상태를 반영하는 중요한 신호라는 뜻이다. 실제로 긴장하거나 놀랐을 때 손에 땀이 흥건해지는 경험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땀을 흘릴 때는 수분뿐 아니라 우리 몸의 에너지인 기(氣)와 혈(血)이 함께 소모되므로,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면 기운이 빠지고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좋은 땀과 나쁜 땀
건강한 땀은 운동처럼 활기찬 활동을 할 때 온몸에 고루 나며, 흘리고 난 뒤 상쾌함을 준다. 이런 땀은 끈적임이나 냄새가 거의 없다. 반면, 우리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인 ‘나쁜 땀’도 있다. 자는 동안 이불을 적실 정도로 흐르는 식은땀(도한)은 몸의 진액이 부족하고 허약해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또한, 유독 얼굴이나 손발 같은 특정 부위에만 땀이 집중된다면 해당 부위의 기혈 순환이 원활하지 않다는 의미일 수 있고, 땀에서 냄새가 심하거나 끈적하다면 몸속에 불필요한 노폐물(습열)이 쌓였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내 몸에 맞는 현명한 땀 관리법이 필요하다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무작정 찬물만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한다. 갑작스러운 갈증에 물만 들이켜면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져 어지럼증이나 근육 경련이 생길 수 있다. 이럴 때는 미지근한 물에 소금을 약간 타서 마시거나, 당분이 없는 이온음료를 천천히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
나아가, 사람의 체질에 따라서도 땀 관리법이 달라진다. 사상체질에 따르면, 상체에 열이 많은 태양인은 얼굴에 땀이 나기 쉽고, 평소 땀이 적은 태음인은 일부러라도 땀을 내 노폐물을 배출해주는 것이 좋다. 반면 소양인은 몸에 열이 많아 수분 보충이 특히 중요하며, 기운이 약한 소음인은 조금만 땀을 흘려도 쉽게 지치므로 과도하게 땀을 내는 것을 피해야 한다.
생활 속 건강한 땀 관리가 중요하다
평소 땀으로 인해 불편을 느낀다면 생활 습관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한의학에서는 기운을 보하고 땀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약재로 ‘황기’를 꼽는데, 여름철 삼계탕에 황기를 넣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기운이 없고 땀을 많이 흘린다면 황기차를 꾸준히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잠들기 전 과격한 활동을 피하고, 맵고 기름진 음식을 줄이는 것도 불필요한 땀을 막는 좋은 방법이다. 대신 수박, 오이, 팥처럼 몸의 열을 식혀주는 음식을 가까이하는 것이 좋다.
땀은 내 몸이 보내는 소중한 메시지이다
땀은 우리 몸의 상태를 정직하게 보여주는 신호이다. 무조건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언제, 어디서, 어떤 땀이 나는지’ 세심하게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땀의 양과 상태, 땀을 흘린 뒤의 몸 컨디션을 관찰하며 내 몸의 균형을 찾아갈 때, 비로소 진정한 건강에 가까워질 수 있다. 문의 (703)942-8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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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 예담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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