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지난 이야기지만 이모란 분이 교육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어 국회 청문회가 있었다. 서울대학교를 전국에 10개를 만들겠다는 그분의 구호가 이재명 대통령 정치철학에 부응했는지 그를 지명한 모양이었다. 그분은 학교 평준화를 그의 철학처럼 이야기 해왔지만 막상 자신은 자녀를 비싼 미국 조기유학을 보내는 등 문제가 나타나서 자진 철회로 일단락이 되었지만 청문회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다.
교육부 직원 중 한명이 답변 참고자료라며 준 쪽지의 내용이 “동문서답하세요. 또는 그냥 잘 알겠습니다, 라고 대답하세요.” 이었다.
질의를 하는 분이 자녀를 미국에 조기 유학을 보내면서 학교 평준화를 어찌 이야기 할 수 있나요 하니까 “예 잘 알겠습니다”라고 웃으면서 대답을 하기도 하고, 지방대학 육성을 어찌 하겠습니까 하니까 “예 무슨 말인지 잘 알겠습니다.”라고 정말 멋진? 대답만 연속하다가 결국 웃음꺼리만 남기고 중도 하차를 하였다.
나는 그 쪽지를 써준 교육부 직원이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의 교활함이 현재의 한국 정치가들의 현주소가 아닌가 싶고 씁쓸한 기분이 든다. 그리고 이 대통령도 대통령이 되기 전에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 사람 사면하면 대법원이 무슨 필요가 있느냐 하더니 대통령이 되기가 무섭게 자기 사람 사면을 해주는 등 조자룡 헌 칼 마구 휘두르는 것이 바로 그 동문서답 같은 행동이어서 이 대통령도 과히 메달 급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스 USA와 미스 유니버스를 10년간 이끌어온 흥행사로서 임기웅변과 말 바꾸기에 귀재이다. 그 대회에서 현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를 꼬시기도 했고 말이다.
이 두 사람이 글자 하나 남김도 없이 말로만 5천500억 달러 투자, 조선소 미국 설립 합의 운운하면서 관세 15%로 일단 해놓았으나 이제 8월 25일 문서화해야 하는데 내가 언제 그랬느냐 하면서 오리발 논쟁에 진검승부를 펼친다. 말 그대로 두 오리발 명수들의 용호상박 즉 용과 호랑이의 싸움이 될 것 같다.
벌써 트럼프 대통령이 소고기와 농산물 운운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트럼프 대통령이 조커 패를 쥔듯하다. 5천500억 달러가 투자가 아니라 그냥 뺏을 배짱인 것 같다. 그러나 이재명 대통령도 오리발의 명수이니 녹녹하게 물러설 리가 없을 것이다.
사무엘 베케트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Waiting for Godot)’가 떠오른다. 한국에서 가장 많이 상영된 연극의 하나로 또 신구, 박근형 등 명 배우를 배출한 연극이기도 하다. 그 연극의 주제 고도(godot)를 누구는 허상이라고 하기도 하고 누구는 신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작가는 고도가 무엇인지 나도 모르겠다고 하는데 그 연극의 내용은 등장인물 둘이 자기 나름대로 고도(godot)에 대해서 정의를 짓고 그 고도를 기다리는 대사를 각기 떠들어 대는 연극이다.
8월 25일 트럼프와 이재명 두 배우의 대사가 바로 그 연극의 대사처럼 나름대로 떠들어 대는 진검승부가 될 것이고 그 대사가 어찌 펼쳐질 것인지 흥미가 진진하다.
제임스 갈브레이스 교수의 말이 생각이 난다. 국가적 스포츠가 없는 나라에서 정치 논쟁처럼 재미있는 스포츠는 없다 라고 그는 갈파했다. 그러니 8월 25일 두 투사의 만남이 월드컵보다 더 재미가 있을 것 같아 걸기대이다
그러나 도끼 자루 썩어 가는데 세월 가는 것 모른다가 아니라 지금 한국경제가 과장하자면 파탄지경인가 하면 미국의 현실 또한 심각하다. 주말이면 와이프 따라 장보러 가는데 무서울 정도로 물가는 오르고 있다고 와이프가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또 주위에서 실직수당을 받는 사람은 늘어가고 있고 또 뉴스를 보자니 경제 전망치는 하향하고 있다고 한다. 걱정이다. 내 코가 석자이다, 이런 말이다.
정말 미래가 걱정스럽다. 그래도 8월 25일 두 정상의 만남이 어찌 될 것인지 무척 기다려진다. 뭐가 그리 재미있다고 기다리고 있는지 참 나도 철부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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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묵 문인/ 맥클린, 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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