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P “중국, 트럼프發 ‘혼란’ 이용”…CNN “미, 중국·인도 밀착 예의주시”
31일(현지시간) 개막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중국을 방문한 세계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구심점으로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중국은 트럼프로 인한 혼란을 미국 주도의 질서에 맞서 세계 정상들을 결집하는 데 이용한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날부터 이틀간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SCO 정상회의의 함의에 관한 전문가들의 평가를 전했다.
SCO는 2001년 중국과 러시아의 주도로 설립된 다자 협의체로, 인도·파키스탄 등 10개 정회원국과 옵서버·대화파트너 16개국으로 이뤄져 있다.
설립 초기에는 테러·분리주의 대응 등 안보 분야 협력에 집중했지만, 이후 미국 중심의 국제 규범을 재편하려는 중국의 노력 속에서 경제·무역 등으로 협력 분야를 확대해왔다.
특히 전문가들은 세계 질서를 흔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각종 정책 등을 계기로 SCO 회원국 간 결속력이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간 엇갈리는 국익 속에서 분열돼 있던 국가들이 '반(反) 트럼프' 정서를 공유하며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의 칼라 프리먼 외교정책연구소장은 WP와의 인터뷰에서 SCO 회원국은 각자의 의제를 가졌지만, 현재는 "공동의 목표보다는 미국에 대한 불만으로 뭉치고 있다"고 짚었다.
독일 싱크탱크 메르카토르 중국학연구소(MERICS)의 전문가 클라우스 쑹은 SCO 회원국 간 깊은 분열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은 "미국에 맞서 동일한 입장을 가진 국가들의 연합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란저우대 주융뱌오 교수는 SCO가 반미를 기치로 설립된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외교 정책이 국제적 불안정을 야기하면서 SCO 회원국 간 긴밀성이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WP는 "SCO는 점차 다극화하는 세계에서 미국의 예측 불가능성을 견제하는 균형추이자 신뢰할만한 파트너로 보이고자 하는 중국 캠페인의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짚었다.
다만 중국이 주도하는 SCO 회원국의 단결 움직임이 실질적인 대미 공동행동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인도의 경우 최근 러시아산 원유 수입 등으로 고관세 '철퇴'를 맞고 미국과 냉랭한 무드를 이어가면서도 일정한 선을 지키려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SCO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만, 오는 3일 열리는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는 불참할 예정이다. 방중에 앞서 미국의 우방인 일본을 찾기도 했다.
WP는 이를 두고 "외교적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은 중국 주도의 '반미' 결속 움직임을 경계하며 SCO 정상회의와 중국 전승절 열병식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밀착은 미국의 대외 전략과 직결되는 사안으로,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민감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CNN 방송은 미국과 인도 사이의 긴장은 "부상하는 중국에 맞서 인도를 핵심 균형추로 삼고자 관계를 강화하려고 노력한 미국 외교관들의 수년간의 노력을 무산시킬 위험이 있다"며 중국과 인도 사이의 '긍정적 신호'를 미국이 면밀히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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