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T, 美·유럽 경제학자 94명 설문조사… “연준 흔들기 위험 과소평가” 지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좌측)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우측) [로이터]
국제 금융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흔들기가 초래할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미국과 유럽의 경제학자 9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5%(89명)가 "연준의 신뢰도가 이미 손상됐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응답자의 27%는 4년 후인 2029년까지 연준의 독립성이 상실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의 독립성 상실이 초래할 가장 큰 위험은 인플레이션이라는 게 경제학자들의 전망이었다.
연준의 금리 정책이 물가 안정보다는 정부 차입비용 절감과 고용 유지에만 치우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응답자의 42%는 인플레이션이 폭등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35%는 미국 국채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축통화인 달러화의 위기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독일의 대형 은행 LBBW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모리츠 크래머는 "연준을 정부 아래 두려는 시도의 위험성은 튀르키예의 사례만 봐도 충분하다"라며 "미국 달러는 튀르키예의 리라보다 잃을 신뢰도가 더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상황이 경제에 의미 있는 위험이 아니라고 답변한 경제학자는 1명에 불과했다.
뤼디거 바흐만 미시간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준의 독립성은 낮고 안정적인 물가와 금융 안정의 기반이 된다"며 "대부분의 경제학자가 동의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독립성은 약화하지만, 연준이 현재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28% 수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38년 임기 만료까지 13년이 남은 연준 이사 리사 쿡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주택 담보 대출과 관련한 의혹을 이유로 해임을 통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4.25∼4.50%인 미국의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연준에 대해 '금리를 1% 수준으로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다.
쿡 이사의 해임 통보도 연준에 대한 압박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다만 시장은 쿡 이사의 해임 발표에 대해 미미하게 반응했다.
이에 대해 응답자의 82%는 "시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공격을 부분적으로만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12%는 시장이 위험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서치 업체 LH마이어의 이코노미스트 데릭 탱은 "시장 반응이 미약한 것은 큰 문제"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공격이 성공한다면 연준에 대한 더 큰 공격을 부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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