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장 한계’ 카카오톡 승부수
▶ 챗GPT로 부족한 AI 역량 채우고
▶ 체류시간확대→수익 증대 선순환
▶ ‘전국민 AI’ 정부 정책과도 맞닿아
▶ 오픈AI는 한 최대 메신저 접점 확보
카카오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인 오픈AI의 핵심 협업이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카카오톡은 2010년 출시 이래 채팅은 물론 쇼핑(선물하기), 결제(카카오페이) 등 전 국민의 일상을 아우르는 필수 앱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서서히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카카오톡은 ‘숏폼(짧은 영상)’ 등 변화하는 콘텐츠 트렌드를 반영하는 데 뒤처지며 국내 시장에서 월간활성이용자(MAU)수 1위 자리를 유튜브에 뺏겼다. 동시에 미래의 핵심 이용자인 1020세대가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 등을 애용하며 대표 채팅 앱의 자리마저 위태로워졌다. 실제로 체류 시간을 알 수 있는 1인당 평균 사용시간도 감소 추세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카카오톡의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674분으로, 지난해 초(733분) 대비 약 8% 줄어들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 세계적으로 AI 열풍이 불면서 카카오는 새로운 생존 방식을 찾아야 했다. 이렇게 잡은 동아줄이 오픈AI다. 카카오는 올해 2월 국내 기업 최초로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직접 챗GPT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감소하고 있는 체류 시간을 반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생성형 AI인 챗GPT는 특히 국내에서 사용자를 빠르게 확보하고 있어 카카오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선택지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챗GPT의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2031만 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인구 수(약 5175만 명)를 고려하면 두 명 중 한 명은 챗GPT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1인당 평균 사용시간 증가 추세도 가파르다. 챗GPT의 지난달 기준 1인당 평균 사용시간은 115분으로, 지난해 초(25분) 대비 4.6배 늘어났다.
동시에 이번 챗GPT 탑재는 이재명 정부에서 강력한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전 국민 AI’와도 방향성을 같이한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챗GPT 앱의 주요 이용층은 젊은 세대로 20세 미만(13.6%)과 20대(24.2%), 30대(22.0%), 40대(22.4%)가 70% 넘게 사용 중이다. 반면 50대(12.6%)와 60세 이상(5.2%)은 20%에도 못 미치며 사실상 중장년층의 경우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셈이다. 다만 카카오톡은 남녀노소 모두 사용하는 국민 앱인 만큼 챗GPT가 탑재된다면 생성형 AI에 대한 문턱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모든 국민들이 무료로 생성형 AI를 쓸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밝힌 데 이어 취임 후 AI 정책에 가속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역시 “카카오의 목표는 ‘AI 서비스의 대중화’”라며 “올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카카오는 전 국민이 매일 AI를 접할 수 있는 접점을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마련하면서 ‘모두의 AI’를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진 오픈AI 입장에서도 카카오는 최적의 파트너다. 카카오는 4930만 명의 MAU를 보유한 카카오톡뿐만 아니라 카카오뱅크·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전 분야에 걸쳐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한국 시장에 대해 파악하기에 용이하다. 오픈AI의 한국 법인인 오픈AI 코리아가 이달 10일 공식 출범하는 만큼 카카오와 맺은 전략적 제휴를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에너지를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2월 한국을 찾아 “카카오는 기술이 일상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방식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갖고 있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팅 탭에 챗GPT를 접목하는 것에서 나아가 자사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첨단 AI 기술을 확대·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카카오톡에서 챗GPT 등을 활용해 실질적인 액션까지 취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비서)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롯데월드’ 등 몇몇 관광지를 검색하면 티켓 구매 링크 등이 연결된다”며 “오픈AI의 기술을 활용하면 AI가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결제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오픈AI와의 협업 프로젝트들은 이달 ‘이프 카카오’에서 일부 공개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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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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