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미협상 불확실성 최고
▶ ‘1, 600원 돌파’ 전망까지
▶ 주재원·유학생 타격 장기화
▶ 한국 방문자 대표적 수혜

한미 무역협상 합의가 지연되면서 달러 대비 원화가 1,500, 1600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6일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코스닥·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넘어 두 달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미주 한인사회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 정부의 3,500억달러 대미 관세 협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며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번 장 주간 거래(9시~오후 3시 반) 종가는 1,412.40원까지 치솟았다. 지난 25일 원·달러 환율이 지난 8월 1일(1,401.4원) 이후 약 두 달 만에 1,400원을 돌파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9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금리 인하에 재시동을 거는 등 최근 달러가 글로벌 시장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유독 원화는 약세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의 환율 협상이 마무리됐으며, 이번 주 중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협상 내용과 관계없이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앞서 한국 정부의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4일 뉴욕 주유엔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 및 통화스와프와 관련해 논의를 진행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12월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을 거치면서 연말 1,486.7원까지 치솟았고, 올해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관세 위협으로 지난 4월 1,487.6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관세 유예와 통상 협의가 이어지며 잠시 안정세를 찾았으나, 여전히 1,400원선 안팎에서 불안정한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한국의 무역 의존도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만큼 대미 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상방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망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한국 정부가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따라 2026년 들어 원·달러 환율이 1,600원에 근접할 수 있다는 비관적 시각도 제기된다.
환율 불확실성은 미주 한인 업체와 교민들에게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리토스에 거주하는 한 주재원은 “월급을 한화로 받다 보니 환차손이 한 달에 수십만 원에 달한다”며 “치솟는 환율과 높은 물가를 함께 감당하기 벅차 한국 조기 복귀를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토로했다.
유학생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한국에서 송금받는 생활비가 줄어들면서 소비를 크게 줄이고 있으며, 송금을 보내는 부모들의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국의 한 학부모는 “자녀 유학비와 생활비 부담이 갈수록 커져 환율이 계속 이대로라면 송금 규모를 줄여야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며 LA를 찾는 한국 관광객의 숫자도 올해 들어 급격하게 줄어든 상태다.
반대로 한국을 찾는 미주 한인 여행객은 달러 강세의 수혜를 보고 있다. 강한 달러 덕에 현지에서 더 많은 소비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미주 한인 관광객들의 구매력이 커져 업계에도 호재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미주 교민은 “원·달러 환율이 일방적으로 급등하는 건 결코 미주 사회에 플러스 요인이 아니다”라며 “적정 수준의 환율이 도출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통 큰 합의를 이끌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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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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