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정호연 내분비내과 교수가 골다공증의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제공]
“당뇨병 환자는 골밀도가 높더라도 뼈의 질이 낮아 일반인보다 골절 위험이 두 배 이상 높아요.”
23일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에서 만난 정호연 내분비내과 교수는“단순 골밀도 수치만 보고 안심해선 안 된다는 뜻”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골다공증은 뼈를 이루는 칼슘이 소실되면서 뼈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으로, 고령층의 골절은 생명과도 직접 연관돼 있다. 일례로 고관절이 부러진 노년층 5명 중 1명은 1년 안에 사망한다. 또한 한 번 골절이 되면 치료를 잘 해도 다른 부위가 골절될 위험이 2~4배 높아진다.
정 교수는 그러나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그 원인이 되는 골다공증은 통증도, 뚜렷한 증상도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여겨지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골다공증 진단 후에도 치료 효과를 체감하기 힘들다 보니 치료를 중단하는 사례도 많다. 실제 골다공증 약물치료 시작 후 1년 안에 환자 10명 가운데 7명(66%)은 치료를 그만 둔다는 보고도 있다.
그는 과도한 영양보충제와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 교수는 “칼슘제를 많이 복용하면 오히려 몸 안에 결석이 생겨 심장질환이나 뇌졸중을 불러올 수 있고, 윗몸일으키기는 척추 압박 골절이 일어날 수 있어 자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골다공증을 특히 조심해야 할 사람들은 누구입니까.골다공증 발생의 70~80%는 유전과 관련돼 있고, 나머지는 영양과 운동, 호르몬 등에 영향을 받습니다. 그래서 골다공증 가족력이 있는 분들은 특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체질량지수(BMI)가 18.5 이하인 분들도 골다공증 고위험군에 해당돼요. 체중이 적게 나가면 뼈가 받는 자극(하중)이 덜해 뼈의 상태가 안 좋아집니다. 당뇨병·신장질환·소화기질환은 뼈를 약하게 하거나 뼈가 형성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에 이런 병이 있다면 골다공증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당뇨병 환자는 골밀도 수치가 오히려 높지 않습니까.골밀도 수치가 높게 나와도 ‘뼈의 질’이 떨어져 쉽게 부러질 수 있어요. 고혈당으로 생성되는 당화산물이 뼈 단백질(콜라겐) 손상을 일으켜 뼈의 유연성과 강도를 떨어트립니다. 당뇨병은 골세포 기능 저하를 불러 뼈가 스스로 회복·재생하는 능력도 낮게 만들어요. 그래서 2형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보다 골밀도는 오히려 높지만 대퇴골 골절 위험은 더 높습니다.
-골다공증의 위험성은 어느 정도입니까.골다공증이 있으면 작은 충격으로도 뼈가 부러지기 쉬워요. 65세 이상에서 고관절이 부러진 남성의 약 21%, 여성은 약 15%가 1년 안에 사망합니다. 한 번 뼈가 부러진 사람은 뼈가 다시 골절될 위험이 2~4배 높고요.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골다공증 문제는 앞으로 점차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골다공증 치료율이 낮다고 들었습니다.통증도, 증상도 없다 보니 고령층에서 간과하는 것 같아요. 예전 연구 결과를 보면 50세 이상에서 약 22%가 골다공증 환자였는데, 남성 비율은 약 7%에 그쳤습니다. 골다공증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해도 1년 안에 약 66%가 중단해요. 골절은 평생 관리해야 하고, 죽고 사는 문제가 될 수도 있는데 아직까진 ‘뼈가 부러지면 붙이면 되지’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영양제 복용은 어떻게 해야 합니까.칼슘 700~1000㎎, 비타민D 800~2000IU 정도는 매일 섭취하는 게 좋아요. 비타민D는 체내에서 칼슘이 흡수되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과도한 영양제 복용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어요. 뉴질랜드에서 칼슘을 1200~1500㎎ 복용한 사람들을 조사했더니 결석이 생겨 신장·심장질환, 뇌졸중 발병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비타민D도 너무 많이 섭취하면 칼슘 흡수가 크게 증가해 결석이 잘 생길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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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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