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모았는가’ 보다 ‘얼마나 오래 받을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의 은퇴는 과거의 은퇴와 전혀 다르다. 한 세대 전 만해도 은퇴는 평생의 노동을 마치고 여유를 누리는 인생의 보상처럼 여겨졌다. 정년퇴직 후에는 회사에서 지급하는 연금이 있었고, 사회보장 연금이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었다. 은행 예금의 이자도 지금보다 훨씬 높았기에 적당한 저축과 이자 수입만으로도 안정된 생활이 가능했다.
그 시절 은퇴는 곧 ‘평화로운 노후’의 다른 이름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평균수명은 80세를 훌쩍 넘고 90세, 100세까지 사는 이들도 드물지 않다. 수명의 연장은 축복이지만, 동시에 경제적 부담의 연장이기도 하다. 단순히 “얼마를 모을 것인가”보다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인가”가 훨씬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이제 노후는 돈을 모으는 싸움이 아니라 돈이 내 삶보다 오래 지속되도록 만드는 싸움으로 바뀌었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준비를 이야기할 때 여전히 ‘저축’과 ‘투자수익률’에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정작 은퇴 후의 삶에서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은 총자산의 크기가 아니라 매달 들어오는 현금 흐름의 안정성이다. 은행잔고가 많아도 매달 들어오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401(k)나 IRA 계좌에 100만 달러를 모았다고 해도 그 돈을 조금씩 인출하며 생활한다면 “이 돈이 과연 언제 바닥날까?”라는 두려움이 평생 따라붙는다.
많은 재정 전문가들이 말하는 ‘4% 룰’은 매년 자산의 4%만 인출하면 30년 정도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이 룰은 금리가 높고 물가가 안정적이던 시대에 만들어졌다. 지금처럼 시장이 급격히 변동하고 금리가 요동치는 환경에서는 그 마저도 위험하다.
특히 은퇴 직후 시장이 하락하면 손실은 더욱 커진다. 25% 손실이 난 상태에서 5%를 인출하면 자산은 단숨에 30% 이상 줄어든다. 줄어든 원금은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그 동안 은퇴자는 불안 속에 살아야 한다. 결국 은퇴자산의 가장 큰 적은 ‘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다.
여기에 인플레이션이라는 보이지 않는 적이 있다. 오늘의 500달러가 20년 후에도 같은 가치를 가질까? 평균 인플레이션이 3%라면 20년 후 그 가치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지금 2,000달러로 충분한 생활비가 20년 뒤에는 3,500달러가 되어야 같은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의료비와 간병비는 일반물가보다 더 빠르게 상승한다. 이런 현실에서 단순한 저축은 결코 해답이 될 수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자산을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자산이 스스로 일하게 만드는 것이다. 즉 일시적인 수익보다 평생 동안 꾸준히 들어오는 예측 가능한 소득구조, ‘평생 인컴(Guaranteed Lifetime Income)’을 만드는 것이다.
문의 (703)200-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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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김 Solomon Financial Solution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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