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 주택값 상승 요인
▶ 평균 23.3%↑ 고가매입
▶ 매입 후 임대수익 노려
▶ 실수요자는 경쟁서 밀려
캘리포니아에서 투자자들이 평균 주택 가격보다 23.3%나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을 지불하며 주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주택 매물부족 현상까지 겹쳐 실수요자가 주춤하는 사이 덩치 큰 투자자들이 주택 시장의 큰 손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LA와 샌디에고, 샌프란시스코 등 주택 고가지역에서 가격 상승을 주도하고, 저가 지역에서는 장기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트렉 전략’을 펴며 시장 불안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6일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터닷컴이 공개한 ‘2025년 중간년도 주택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 투자자들은 시장의 큰손으로 군림하며 평균 주택 중간가격보다 무려 23.3%나 높은 가격에 주택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 구매여력이 한계에 부딪힌 개인 구매자들이 한 발 물러서는 사이 오히려 투자자들은 빈틈을 공략하고 있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주택 거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지만, 투자자 매입은 단 2.7% 감소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투자자 비중은 10.8%로 오르며, ‘10건 중 1건’ 이상이 투자자의 소유가 됐다. 올해 상반기만 놓고 보더라도, 투자자들은 주택 판매보다 4만1,000채를 더 매입하며 시장에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보다 격차가 더 벌어진 것은 매물 부족과 판매 둔화가 맞물린 결과다.
리얼터닷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니엘 헤일은 “재고 부족과 높은 금리 속에서 일반 구매자들이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동안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덜한 제약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며 “이들의 매입이 집중되는 지역에서는 가격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투자자들의 주택 고가매입 행렬은 전체 주택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프리미엄을 지불하는 대표 지역으로는 몬태나(+35.1%), 유타(+33.7%), 캘리포니아(+23.3%)가 꼽혔다. 캘리포니아의 중간 주택 거래가격은 73만7,000달러지만, 투자자들이 매입하는 가격은 90만9,000달러에 달한다. 특히 캘리포니아에서는 LA(+19.8%), 샌디에고(+9.2%), 샌프란시스코(+6.8%) 등에서 ‘고가 매입 행렬’이 이어졌다. 이는 단순한 투기라기보다는 단기 렌털 시장의 수익성과 고급 주택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한정된 매물 속에서 투자자들이 서로 경쟁하며 가격을 끌어올리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모든 투자자가 비싼 집만 찾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시건(-53.1%)과 메릴랜드(-45.4%), 버지니아(-45.0%) 등 비교적 주택가격이 저렴한 주에서는 오히려 중간 매매가보다 40~50% 낮은 가격대의 주택을 사들이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디트로이트(-58.0%)와 볼티모어(-52.0%), 클리블랜드(-51.4%) 등 러스트벨트 도시들에서는 저가 매물을 리모델링해 장기 임대 수익을 노리는 전략이 주를 이뤘다고 리얼터닷컴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캘리포니아의 주택 시장이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닌 자본의 전장으로 바뀌고 있다며 일반 가구가 꿈꾸던 ‘내 집 마련’은 점점 멀어지고,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가진 투자자들이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리얼터닷컴의 선임 연구원 해나 존스는 “일부 투자자는 저렴한 시장에서 임대 수익률을 노리는 반면 다른 부류는 공급 부족 지역의 프리미엄 자산에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며 “두 전략 모두 장기적으로 주거 수요와 임대 시장의 강세를 확신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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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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