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부문서 “페북 사기광고, 구글보다 쉬워”…메타 “지나치게 포괄적인 수치”

메타 로고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회사 메타가 불법 광고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일련의 내부 문서에 따르면 메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에서 불법 광고로 연간 160억 달러(약 23조원)를 벌어들였다.
이는 메타의 지난해 연 매출 1천645억 달러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메타를 통해 유통되는 불법 광고는 사기성 전자상거래, 투자 사기, 불법 온라인 도박, 금지 의료제품 판매 등으로 다양하며, 이용자들에게 노출되는 '고위험' 사기 광고만 해도 하루 평균 약 150억 건으로 추산됐다.
지난 5월 작성된 검토 보고서에는 미국 내 '성공한' 사기 사건의 3분의 1이 메타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4월의 분석 보고서는 "구글보다 메타에서 사기 광고를 게재하기가 더 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유명 기업인, 경제전문가, 연예인은 물론 대통령까지 사칭한 무차별 투자 사기 광고가 기승을 부려 최근 논란이 된 바 있다.
메타는 이들 광고를 불법으로 식별하고 차단해야 하지만, 실제로 그러지 못했다는 것이다.
메타는 자동화 시스템을 이용해 광고의 불법성을 판단하는데, 사기를 저지를 확률이 95% 이상일 때만 광고주를 차단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확률이 그에 미치지 못하면 광고를 직접 차단하는 대신 더 높은 광고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간접적인 제재를 가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또 있다. 한번 사기성 광고를 클릭한 이용자들은 유사한 사기성 광고를 더 많이 보게 된다는 점이다.
메타는 개인의 관심사에 기반해 맞춤 광고를 제공하는데, 이전에 클릭했던 광고를 관심 있는 광고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메타가 사기 광고와 관련해 이런 내부 검토를 진행한 것은 규제 당국이 메타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된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금융사기 광고를 게재한 혐의로 메타를 조사 중이며, 영국에서도 한 규제기관이 2023년 모든 결제 관련 사기 피해의 54%에 메타가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메타가 사업 이익에 악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불법 광고 단속에 주저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메타는 이와 같은 불법 광고에 대한 규제 당국의 벌금을 최대 10억 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불법 광고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훨씬 적다는 것이다.
올해 2월 작성된 문서에 따르면 메타 내에서 광고주를 심사하는 담당 팀은 회사 전체 수익의 0.15%를 넘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금지됐다.
불법 광고를 지나치게 줄이면 매출이 크게 감소할 것을 우려해 상한을 정해놓은 셈이다.
메타 경영진은 불법 광고에 대한 단호한 단속 대신 단기적 규제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와 협의 후 지난해 10.1%였던 불법 광고 관련 수익 비중을 올해 7.3%, 내년 6%, 2027년 5.8%로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
메타에서 글로벌운영(신뢰·안전)조사 총괄을 지낸 샌디프 에이브러햄 '리스키비즈니스솔루션스' 대표는 "메타가 사기 의심 수익을 받아들이는 것은 광고 산업의 규제 감독 부재를 드러낸다"며 "은행이 사기로 이익을 얻는 것을 당국이 용납하지 않는다면, 기술업계에서도 이를 용납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앤디 스톤 메타 대변인은 로이터가 입수한 문서에 대해 "사기 광고 대응 등을 위해 수행한 평가"라면서도 지난해 수익의 10%가 불법 광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추정은 "정확하지 않고 지나치게 포괄적"이었다고 해명했다.
스톤 대변인은 사기로 추정했던 광고 가운데는 정상 광고도 많이 포함돼 있어 실제 사기 광고의 비율은 더 낮다고 주장했으나, 정확한 수치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은 거부했다.
또 전체 수익의 0.15% 이상 영향을 주는 광고 단속을 못하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매출 전망치에 언급된 수치일 뿐 엄격한 제한은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는 "플랫폼 이용자와 합법적인 광고주들이 이를 원하지 않으므로 사기 광고를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있다"면서 지난 18개월간 사기 광고에 대한 신고는 58% 감소했고, 올해 들어 현재까지 1억3천400만 건 이상의 사기 광고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이뤄지는 사기에는 메타의 유료 광고 플랫폼 이외에 채팅 기능 등을 이용한 연애빙자사기(로맨스스캠) 등도 있으나, 메타는 이들 사기꾼의 계정을 정지하는 데도 인색하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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