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행 동기 설명해줄 ‘핵심 열쇠…관련자 비협조로 수사기간 내내 답보
▶ 향후 재판서 유죄 입증 영향 줄까…특검 “尹 직권남용 성립 문제 없어”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해 있다. 2025.9.26 [사진공동취재단]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21일(이하 한국시간) 의혹의 정점에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 등 12명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는 끝내 마무리 짓지 못했다.
구명 로비 의혹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채수근 상병 사망과 관련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자로 분류돼 수사 대상이 되자 여러 경로로 '윗선'에 자신을 혐의자에서 빼달라고 청탁했다는 게 뼈대다.
일각에선 임 전 사단장의 로비 대상이 김건희 여사가 아니었느냐는 설이 무성했으나 결국 특검팀 수사로는 이를 밝혀내지 못한 것이다.
특검팀은 구명 로비 의혹이 수사 외압 범행의 동기 혹은 배경을 설명해줄 핵심 열쇠로 보고 동시에 수사를 진행했으나 관련자들이 입을 다물거나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열매를 맺지 못했다.
그간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에 대한 구명로비 의혹을 두 갈래로 수사해왔다.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을 통한 로비 의혹과 개신교계 인사들을 통한 로비 의혹 등이다.
개신교계 구명 로비 의혹은 사건 관계자들이 특검의 출석 요청에 불응하면서 수사가 더뎠으나, 지난달 멋쟁해병 단체대화방을 통한 구명로비 의혹은 일부 실마리가 드러나 관심을 모았다.
일면식도 없다던 임 전 사단장과 김 여사 측근으로 통하는 이종호 전 블랙펄 인베스트 대표가 2022년 함께 술자리를 가졌다는 진술을 특검팀이 확보한 것이다. 이 전 대표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배우 박성웅 씨가 이같이 진술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주목받았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서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관리해준 인물로 알려져있다. 특검팀은 이러한 사적 관계를 기반으로 이 전 대표가 김 여사에게 임 전 사단장의 구명을 부탁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해왔다.
하지만 관련 수사는 내내 답보 상태가 이어졌다. 이 전 대표는 임 전 사단장을 알지 못하며 구명 로비 자체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멋쟁해병의 다른 참여자들도 입을 맞춘 듯 같은 취지로 진술했다.
개신교계 수사도 관련자들의 참고인 조사 불응으로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의혹에 연루된 김장환 목사와 한기붕 전 극동방송 사장은 법원이 특검팀 요청을 받아들여 지정한 공판 전 증인신문마저 거부하며 끝내 수사를 무산시켰다.
결국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등 공소장에 수사외압의 구체적인 동기를 언급하지 않은 채 직권남용 등 혐의와 범죄사실을 구성했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구명로비 의혹에 대한 수사는 계속해오고 있으나 이번 (윤 전 대통령) 공소장에는 들어가지 않았다"며 "향후 재판에서 증인 신청을 해서라도 의혹을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수사 외압의 동기가 빠지면서 범죄사실 구성이 다소 어색해졌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특검팀은 향후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 등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는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그 동기는 차치하고 대통령으로서 특정 사건에 개입해 수사의 공정성 및 직무수행의 독립성을 침해했다는 범죄사실 자체는 충분히 입증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 특검보는 "항명 수사, 기록 회수 지시 등 일련의 과정을 보면 군통수권자가 행사할 수 있는 재량의 한계를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관계만으로도 충분히 입증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르면 오는 26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동안 파악된 구명로비 의혹 전반을 다시 설명할 예정이다. 특검법상 순직해병 특검팀의 활동 시한은 오는 28일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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