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최고 매출’ 기록한 엔비디아 실적에도 거품론 불식 못하며 기술주 중심 투매 줄이어
‘인공지능(AI) 버블(거품)'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미국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 최대의 AI 칩 제조업체인 엔비디아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면서 가라앉았던 ‘AI 거품론'이 하루 만에 다시 고개를 들며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주가지수가 잇따라 급락한 것이다.
AI 빅테크와 전문 투자자, 미국 경제기관 등에서 고평가된 금융자산 가격의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와 AI 거품이 아닌 단기 조정에 들어갔을 뿐이라는 의견이 엇갈리면서 혼란이 커지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20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86.18포인트(2.15%) 하락한 2만2,078.05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3.40포인트(1.56%) 하락한 6,538.76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도 386.51포인트(0.84%) 내린 4만5,752.26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금융시장의 불안은 AI 거품론이 다시 불거지면서 비롯됐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리사 쿡 이사는 이날 미국 워싱턴 조지타운대 경영대학원에서 열린 공개연설에서 “고평가된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게 현재 내가 가진 인상"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도 이날 미국 CNBC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금융시장에 분명히 버블(거품)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달리오는 자신이 내부적으로 마련한 “거품 측정 지표가 1929년 대공황 직전과 2000년 정보기술(IT) 거품이 터지기 직전 100%를 가리켰다면, 현재는 약 80% 수준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날 발표된 엔비디아 보고서에서 매출채권 항목이 크게 늘어난 점도 시장의 우려를 키운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의 매출채권은 지난달 26일(2026 회계연도 3분기 말) 기준 334억 달러(약 49조 원) 수준으로, 지난 1월 말(231억 달러, 약 34조 원) 대비 45% 급증했다. 매출채권은 상품을 판매했지만 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 발생하는 채권으로, ‘못 받은 현금'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최근 AI 기업들은 데이터센터나 칩 등 기반시설(인프라)을 구축하면서 대부분의 비용을 부채를 이용해 충당하고 있는데, AI 기술 전반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며 향후 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시장 불안이 확산되며 미국의 AI를 대표하는 주요 기업인 오라클의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가격)가 이달에만 5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CDS는 채권에 대한 일종의 보험으로, 부도 위험이 높을수록 가격이 오른다.
<
이정혁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