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민 “대비책 점검하며 상황 예의주시”…현지 약 100명 거주
▶ 트럼프 정부, ‘솔레스 카르텔’ 테러단체 지정…베네수 “실체 없는 조직 날조”
베네수엘라에 거주·체류하는 한국 교민들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를 향한 미국의 고강도 압박 속에 안전망을 강화하며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10여년째 사업체를 운영하는 문익환 씨는 24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아직 크게 동요하는 분위기가 있는 건 아니지만, 항공편이 대거 끊기는 등 변동이 관찰된다"며 "시시각각 바뀔 수 있는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인들의 경우 지난해 부정 개표 논란 속에 마두로 대통령 3선으로 귀결된 대선 후 반정부 시위가 불붙던 당시보다는 "먹거리 사재기를 덜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교민사회를 중심으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식량 비축 등 대비책을 점검하고 있다고 한다.
베네수엘라에는 현재 약 100명의 한인이 거주하거나 업무 등을 이유로 머물고 있다.
교민사회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각처에서 수시로 상황을 공유하며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주재 한국대사관 역시 한인회와 함께 교민 등 보호 활동을 강화했다.
주베네수엘라 대사관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비상사태 발생 시 자택에서 안전을 담보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외부로 피신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카라카스 내 3곳을 대피 거점으로 지정한 데 이어 동부 푸에르토라크루스에도 대피 거점을 확충했다"고 말했다.
대피 거점에는 비상통신 시스템(스타링크 미니)과 식량·약품 등이 갖춰졌다.
주베네수엘라 한국대사관은 또 가정마다 여분의 비상 식수와 식량, 생필품을 미리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대사관은 아울러 최근 외교부에서 여행경보 4단계 '여행금지'를 발령한 일부 접경지역에서는 기존 합법 체류 교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출국 준비 또는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에 걸리는 기간(최소 1개월)을 고려해 업무 처리를 할 예정이다.
현재 베네수엘라 일대에서는 '마약 밀매와의 전쟁'을 이유로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병력 증강 결정과 맞물린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군은 '마약 운반선'이라고 판단한 선박을 직접 타격해 80여명을 숨지게 한 데 이어 세계 최대 핵 추진 항공모함(항모) 제럴드 R. 포드호를 필두로 한 전단을 카리브해에 추가 배치하는 등 베네수엘라 본토 직접 공격 우려까지 키우는 상황이다.
미국 국무부가 베네수엘라에 체류 중인 미국 국민에게 즉시 출국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는 예고한대로 이날 베네수엘라 기반 국제 범죄조직인 '카르텔 데로스 솔레스'(태양 카르텔)를 '외국 테러단체'(FTO)에 지정한 사실을 국무부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솔레스 카르텔이라는 용어는 1990년대 마약 밀매와 불법 채굴로 부를 축적한 베네수엘라 고위 군 장교를 지칭하는 은어처럼 명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장교 제복에 태양을 상징하는 표장이 붙어 있었던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미국 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이 카르텔의 우두머리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베네수엘라는 솔레스 카르텔의 실체와 미국의 의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이반 힐 베네수엘라 외교부 장관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성명을 내 솔레스 카르텔 존재를 단호히 부인하며 "트럼프 행정부의 주장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불법적이고 위법한 개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터무니없는 날조"라고 비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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