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IB ‘예의주시’
▶ “결론 안났는데 제재 이례적”
▶ ‘운용사 범죄집단 다루듯’ 비판
▶ 정치적 논란에 정책신뢰 우려
▶ “특수 사례…시장 영향 제한”
금융감독원이 한국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에 대해 직무 정지를 포함한 중징계를 사전 통보하면서 글로벌 투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조치가 기관전용 사모펀드 운용사(GP)를 상대로 한 첫 중징계라는 점에서 해외 투자자들 역시 한국 자본시장 규제 강도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특히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해외에서 보기 힘든 사례”라며 당혹스러워하는 모습도 보였다.
2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MBK의 홈플러스 상환전환우선주(RCPS) 조건 변경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유한책임투자자(LP)의 이익이 침해됐을 가능성 등을 문제 삼은 중징계안을 사전 통보했다.
이에 대해 한 글로벌 IB 대표는 “해외에서는 파산하거나, 문제가 명백한 운용사를 제외하면 정상적인 투자 활동과 관련해 징계가 내려진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며 “아직 수사 결론이 난 것도 아닌데 감독 당국이 제재에 나선 것은 해외 LP 입장에서도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투자 업계에서는 이번 제재가 자칫 한국 자본시장의 정책 안정성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정부가 기업 지배구조와 시장 투명성 제고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목표로 각종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대형 운용사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는 장기적으로 자본 조달 환경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글로벌 PE 대표는 “요즘 해외 LP들은 운용사의 부패 여부와 각종 리스크 요인을 더욱 철저히 검증한다”면서 “GP가 범죄나 규제 이슈에 엮이면 그 자체로 심각한 평판 리스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가 하나의 사건이 터지면 여론에 밀려 과도하게 몰아가는 경향이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또 다른 PE 대표는 “이번 MBK 사안을 두고 ‘운용사를 범죄집단 다루듯 한다’는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제재가 실질적 LP 피해 때문만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이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한국은 정권 변화에 따라 자본시장 제도나 감독 기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번 결정도 그 연장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글로벌 IB 대표는 “해외 LP들은 제도 변경이나 감독 리스크에 한국 기관보다 훨씬 민감하다”며 “GP의 평판도 중요하지만 그 나라의 시장 안정성을 무엇보다 중시한다”고 했다.
반면 한국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MBK라는 특정 운용사의 이슈일 뿐 시장 전반의 건전성 훼손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다. 특히 해외 LP들은 최근 한국 시장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제재가 투자 심리를 크게 흔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한국 PEF 대표는 “이번 사안은 어디까지나 MBK 특수 사례일 뿐 전체 시장의 문제로 확대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다만 투자 실패나 구조조정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고 해서 바로 제재로 이어지는 구조라면 이는 분명 과한 처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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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은·이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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