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 이어 다카이치와도 통화… “대만 관련 발언 성량 낮출 필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좌측)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우측)[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에게 '대만 문제로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6일 미국과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다카이치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대만 관련 발언의 성량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국회 답변 과정에서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오사카 주재 중국 총영사가 엑스(X·옛 트위터)에 다카이치 총리를 겨냥해 '더러운 목을 벨 수밖에 없다'는 글을 올리는 등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에게 중국을 자극하지 말라고 언급한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1시간에 걸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 중 절반가량을 '중국이 역사적으로 대만에 대한 영유권을 지니고 있다'는 주장과 '미국과 중국이 세계 질서를 공동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데 쓴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에 이어 다카이치 총리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만 관련 발언의 성량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일종의 조언 수준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카이치 총리에게 대만 관련 발언을 철회하도록 압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 국내 정치적으로도 발언을 철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 측의 전언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우려스럽게 받아들였다고 WSJ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입장을 수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것은 무역 문제 때문으로 보인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앞서 약속한 미국산 대두 구매를 미루는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통화 이후 "중국에 좀 더 빨리 대두를 구입하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은 양국 정상 통화 이후 3억 달러(약 4천400억 원) 상당의 대두를 구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매우 좋고, 이는 미국의 소중한 동맹인 일본에도 좋은 일"이라며 "중국과 잘 지내는 것은 미국과 일본에 모두 이득"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은 일본, 중국, 한국, 그리고 많은 나라와 훌륭한 무역협정을 체결했고 세계는 평화롭다"며 "이 상태를 유지하자"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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