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권, 저마다 배경 분석
▶ 실적 부진· ‘괘씸죄’에서
▶ ‘행장의 무덤’ 애기까지 돌아
▶ 이사회 “감독·의무 생각해야”
최근 단행된 CBB 은행의 전격적인 행장 교체를 두고 한인 은행권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교체된 리처드 고(60) 전 행장이 지난 4월 3년 임기로 부임한지 7개월밖에 되지 않은 데다가 그동안 행장직을 무난히 수행해 왔고 개인 사정이나, 건강, 또는 심각한 업무적 실책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이번 CBB의 갑작스런 행장 교체에 다른 배경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고 있는 것이다.
CBB와 한인 은행권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직원들도 공시 발표 당일 출근하면서 알게 되면서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당사자인 리처드 고 전 행장도 이날 출근하면서 교체 사실을 안 것으로 전해졌다. 박승호 신임 행장의 임기도 이날 바로 시작됐다.
더구나 CBB는 교체 발표 바로 전날인 지난달 20일에는 주총을 개최하고 박순한 이사장과 리처드 고 행장 등 6명을 이사로 선임했다. 그런데 새 이사진에 박승호 전무가 포함되면서 의외였다는 지적이 한인 은행가에 돌았었다. 당연직 이사인 행장 외에 간부가 이사진에 포함되는 것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CBB 이사회가 박승호 전무를 신임 행장으로 임명하기 위한 사전 수순이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갑작스런 행장 교체 배경에 대해 한인 은행가에서는 고 전 행장이 추수감사절에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기프트카드 액수를 올해 250달러로 올리면서 이사회의 ‘괘씸죄’에 걸려 해임됐다는 설까지 파다하게 돌고 있어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CBB의 이사회와 행장의 관계가 입방아 오르는 이유다.
한인은행들은 추수감사절에 직원들에게 소위 ‘터키 머니’라고 불리는 기프트카드를 제공해 왔다. 이 액수는 CBB의 경우 오랜 기간 100달러였는데 지난해 추수감사절에는 당시 제임스 홍 행장이 200달러로 올렸고 이번에 고 전 행장이 250달러로 또 올리자 이사진의 반발을 샀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고 행장이 박 이사장도 모르게 액수를 올리지는 않았을테고 그렇다 하더라도 직원 160여명에 8,000달러 정도 더 지급되는데 이것이 행장 교체 이유는 아닐 것이라면서 그동안 텔러 인사까지도 이사장이 개입하는 등 행장의 전권이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같은 교체 이유가 아닐 것이냐는 것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CBB 이사회는 오래전부터 견제와 감독 기능을 넘어 행장 뒤에서 모든 경영 결정에 시시콜콜 관여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CBB 직원들은 “행장 말을 들어야 하나 이사장 말을 들어야하나”하고 눈치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CBB는 행장의 ‘소신 경영’이 사실상 불가능한 ‘행장들의 무덤’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통상 한인은행들은 행장 교체나 임명을 임기 만료 수개월 전에 발표한다. 행장 교체에 따른 시장과 직원들의 불안감과 동요를 막기 위해서다. 그런데 CBB 은행의 행장 인사는 항상 임기 만료 직전에 갑자기 발표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3년 임기의 전임 행장이었던 제임스 홍 행장도 재계약이 유력시됐으나 계약만료 1주일 전 전격 교체가 발표됐고 조앤 김 전 행장도 계약 만료 임박 전 재계약이 무산됐다. 지난 2011년에는 초대 최운화 행장과 재계약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역시 전격 교체됐다.
CBB는 행장 뿐 아니라 재무, 크레딧, 오퍼레이션 등 주요 부서장의 이직률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지어 외부 사외 이사들도 자주 교체된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타 은행에 비해 부진한 성장을 하고 있는 이사회의 특단의 조치라고 설명한다면 이해는 되지만 CBB가 정말 성장하고 도약을 하려면 이사회는 견제와 감독이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행장부터 텔러까지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부터 만들어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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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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