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 통신 보도… “당국 주목하는 사기광고 위주 삭제”
▶ 특정국 규제시 타국서 노출되는 ‘풍선효과’도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가 각국 정부의 사기 광고 규제를 피하려고 검색 결과를 조작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로이터 통신은 메타의 지난 4년 치 내부 문건을 분석해 메타가 광고 수익 보호를 위해 규제 당국의 감시망을 무력화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메타의 이러한 조치는 일본에서 시작됐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사기성 투자 광고나 인공지능(AI)으로 제작된 가짜 유명인의 제품 추천 등 명백한 사기 광고가 범람하자 지난해 일본 규제 당국이 이를 경고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로이터가 입수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메타는 일본 정부가 모든 광고주의 신원 확인을 강제하는 정책을 펼 것을 우려해 규제 당국이 사기 광고를 발견하기 어렵게 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메타는 공개 검색이 가능한 자사의 '광고 라이브러리'를 당국이 사기 광고 현황을 파악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에 메타는 원래 투명성 도구로 구축한 이 라이브러리에서 당국과 언론 등이 주로 쓰는 키워드나 유명인 이름을 검색해 해당 광고를 삭제하는 방식을 썼다.
이를 통해 일부 사기 광고가 삭제되긴 했지만 규제 기관의 눈에 잘 띄는 곳 위주로 청소해 실제보다 깨끗하게 보이도록 하는, 일종의 조작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한 문건은 이와 같은 방식의 목적이 "규제기관, 조사관과 언론인이 문제성 콘텐츠를 찾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기 광고가 줄어든 것으로 인식했으며, 집권 자민당의 고바야시 다카유키 의원은 "사기 광고가 감소하고 있다"고 당시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메타는 이 같은 조치가 일본에서 이처럼 성과를 보이자 이를 미국, 유럽, 인도, 호주, 브라질, 태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적용하도록 '전 세계 대응지침'을 마련했다.
메타 출신으로 사이버 보안 자문업체 '리스키 비즈니스 솔루션스'를 운영하는 산딥 에이브러햄은 메타의 이와 같은 행동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규제 기관에 보여주기 위해 자사에 좋은 점수를 부여한 메타의 이야기만 들려주는 행위"라며 "투명성을 왜곡하는 규제 연극"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앤디 스톤 메타 대변인은 "라이브러리에 노출되는 사기성 광고가 줄면 플랫폼 내 사기성 광고도 감소한다"며 "지난 1년간 사용자 신고 사기 건수가 50% 줄어들었다"고 해명했다.
로이터는 광고주가 신원 확인 절차를 통과해야만 광고를 게재할 수 있도록 하면 사기 광고를 크게 줄일 수 있지만, 메타는 비용 증가와 수익 악화를 우려해 이 같은 정책을 채택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는 데만 20억 달러가 소요되고, 인증되지 않은 광고주를 차단하면 총수익의 최대 4.8%를 잃을 것으로 추산됐다는 것이다.
메타는 법으로 의무화한 대만과 싱가포르 등 특정 국가에서만 인증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광고주 검증을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하면 건당 최대 18만 달러(약 2억3천만원)를 부과하도록 규제를 강화한 이후 1년간 투자 사기 광고가 96%, 신원도용 사기 광고도 94%가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그러나 인증 제도가 시행되는 국가에서 차단된 사기 광고가 다른 국가에서 더 많이 노출되는, 이른바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메타의 전체 수익은 거의 줄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메타는 사기성 광고로 연간 최대 70억 달러(약 10조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중국 광고주들의 만연한 사기를 묵인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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