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연구팀 “생쥐 실험으로 얼굴 상처 치유 과정 규명…질병 치료 적용 기대”
똑같은 상처가 생기더라도 얼굴에는 보통 몸통이나 팔다리보다 흉터가 덜 남는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차이가 정확히 어떻게 생기는지는 오랫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생쥐의 몸 여러 부위에 상처를 낸 뒤 아무는 과정을 분자·세포·유전자 수준에서 관찰하는 연구에서 상처 치유 패턴을 조절하면 수술이나 외상 후에도 흉터 없는 손상 회복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스탠퍼드대 의대 마이클 롱에이커 교수팀은 24일 과학 저널 셀(Cell)에서 생쥐 상처 치유 실험 결과 얼굴·두피 상처에서는 복부나 등 부위 상처보다 흉터 형성 관련 단백질 발현 수준이 낮고 흉터도 작게 남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사람에게도 적용된다며 몸의 외부 표면이나 장기 등 내부 어느 부위에서든 흉터가 생기는 것을 피하거나 심지어 치료하는 것도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흉터는 단순한 미용상의 문제가 아니다. 정상적인 조직 기능을 방해할 수 있으며, 만성 통증과 질병을 유발하고 심지어 사망에 이르게 할 수도 있다. 미국에서는 전체 사망의 약 45%가 다양한 형태의 흉터, 즉 섬유화(fibrosis)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런 섬유화는 주로 폐, 간, 심장 같은 주요 장기에서 나타난다.
피부 표면의 흉터는 치명적인 경우는 드물지만, 정상 피부보다 더 뻣뻣하고 약하며, 땀샘이나 모낭이 없어 체온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실험용 생쥐를 마취한 뒤 얼굴, 두피, 등 복부에 작은 피부 상처를 만들고 봉합한 다음, 진통제를 투여하며 치유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14일 후 얼굴과 두피의 상처에서는 복부나 등 부위의 상처에 비해 흉터 형성과 관련된 단백질 발현 수준이 더 낮았고 흉터도 더 작게 형성됐다.
이어 생쥐의 얼굴, 두피, 등, 복부에서 채취한 피부를 대조군 생쥐의 등에 이식하는 실험을 반복한 결과, 얼굴에서 유래한 피부에서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흉터 관련 단백질 발현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처 부위에서 섬유화에 관여하는 섬유아세포(fibroblast)를 분리해 대조군 생쥐의 등에 주입한 결과 얼굴 유래 섬유아세포를 주입한 경우가 두피, 등, 복부에서 유래한 섬유아세포를 주입했을 때보다 흉터 관련 단백질 발현이 더 낮았다.
연구팀은 또 얼굴 섬유아세포와 신체 다른 부위의 섬유아세포 사이에 유전자 발현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으며, 'ROBO2'라는 단백질이 관여하는 신호 전달 경로가 얼굴 섬유아세포의 섬유화를 막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롱에이커 교수는 흉터가 형성되기 위해서는 섬유아세포 DNA가 콜라겐 같은 흉터 조직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얼굴 섬유아세포에서는 ROBO2 단백질이 이 과정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흉터가 형성되는 방식이 무수히 많지는 않기 때문에 이 발견이 내부 장기 흉터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연구 결과는 흉터를 치료하거나 예방할 수 있는 통합적인 접근법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하게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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