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투자분쟁 중재 의향서 보니 “이, 취임 후 미·쿠팡에 적대적인 발언 한중 기업 위해 전례 없는 공격 가해”
▶ ‘차별’ 프레임으로 미정부 개입 노려

23일 서울의 한 쿠팡 물류센터에서 직원이 물품을 나르고 있다. 전날 쿠팡의 미국 투자사 두 곳은 한국 정부가 쿠팡에 차별적인 대우를 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 조사를 요청하는 청원 제기를 했다. [연합]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이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친중·반미’라고 몰아붙이면서 미국 정부에 한국 정부 조사를 요청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쿠팡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치가 미국 기업에 대한 의도적인 차별이라는 프레임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개입을 끌어내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쿠팡 투자사인 그린오크스와 알티미터가 22일 미국 법무부와 한국 정부에 보낸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의향서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 정부의 쿠팡 진상조사를 ‘불법적 조치’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중재 의향서에서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반미·친중”이라며 “(한국 정부의 쿠팡 조사는) 베네수엘라나 러시아 같은 전체주의국가에서나 일어날 일”이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이 대통령에 대해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고 칭하고, ‘일본의 식민 지배를 유지한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발언했다”며 “이는 민주당의 강화하는 반미·친중 입장과 일맥상통한다”고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2021년 당시 경기도지사 신분으로 경북 안동시 이육사문학관을 방문해 “대한민국이 정부 수립 단계에서 친일 세력을 청산하지 못하고 미 점령군과 합작해 지배 체제를 그대로 유지했다”며 “나라가 깨끗하게 출발하지 못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후 이 대통령 측은 발언의 근거로 1945년 더글러스 맥아더 사령관의 포고령 제1호에서 미군을 ‘점령군(occupying forces)’이라 표현한 것을 들었다.
쿠팡 투자사들은 중재 의향서에서 이 대통령에 대해 “한국의 경제·정치·군사적 방향을 동맹국인 미국에서 멀어지게 하고, 공격적으로 지역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 쪽으로 돌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지지층에서도 논란이 있는 인물”이라며 “취임 후 미국과 쿠팡에 적대적인 발언을 여러 차례 해왔다”고 적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한국 및 중국 기업 이익을 위해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전례 없는 공격”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더욱이 이들은 이 대통령이 네이버 출신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하정우 청와대 인공지능(AI)미래기획수석 등을 임명한 것이 “쿠팡 경쟁사 출신 인사를 임명해 쿠팡을 공격할 구실을 마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정부가 쿠팡을 ‘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네이버·카카오 등과 차별적으로 대우한다는 의미다.
반면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 규모는 축소했다. 이들은 자체 조사 결과를 근거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가 앞서 쿠팡이 발표한 3,370만 건이 아닌 “3,000건에 불과하다”며 “유출 직원은 이후 이를 삭제해 어떠한 데이터도 타인에게 전송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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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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