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서비스 지출 두배 급증
▶ 7년만에 서비스 지급액 3배 급증
▶ 통신비처럼 필수지출로 자리매김
▶ 경기 무관 상시 달러 유출 고착화
▶ 요금인상땐 국내 물가자극 우려도
한국은행이 집계하는 디지털 서비스 비용에는 넷플릭스 등 해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물론이고 제미나이·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구독료도 포함된다. 한은은 챗GPT가 유료화된 2023년 2월을 계기로 AI 구독료를 서비스수지에 재분류했으며 2020년 통계부터 소급 반영했다.
주목할 점은 과거에 없던 새로운 비용이 우리나라 환율과 물가를 흔드는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넷플릭스 등 해외 플랫폼 소비가 생활화된 데다 생성형 AI 유료 서비스까지 확산되면서 경기와 무관하게 달러가 꾸준히 유출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9일 한은에 따르면 2025년 국내에서 해외 디지털 서비스 업체에 지급된 금액은 173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53억6,300만 달러)보다 19억6,700만달러(12.8%) 증가한 규모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약 25조4,000억원에 달한다.
디지털 서비스 비용은 최근 몇 년 사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 55억1,260만달러에 불과했던 해외 디지털 서비스 지급액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확산된 2020년 79억5,090만달러로 늘었고 생성형 AI 유료 구독이 본격화된 2023년에는 137억4,380만달러로 급증했다.
이후 2024년 153억6,300만 달러, 2025년 173억3,000만달러까지 늘며 7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가계가 체감하는 부담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OTT 구독료를 포함하는 ‘방송 및 시청각 콘텐츠 이용료’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월평균 2만 21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챗GPT·코파일럿·클로드 등 생성형 AI 유료 서비스 이용료까지 더해지며 해외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월간 지출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 같은 디지털 서비스 비용 증가가 환율과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로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국내 소비자가 한 달 1만4,900원인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료를 납부할 경우 유튜브는 이 돈을 달러로 환산해 미국으로 송금한다. 이 과정에서 달러 수요가 늘면서 원·달러 환율이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들어 해외 디지털 서비스 요금이 잇달아 인상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지난해 광고형 스탠더드 요금제를 월 5,500원에서 7,000원으로 올렸고 최근 천문학적인 투자금 부담에 시달리는 생성형 AI 기업들도 언제든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약 0.35%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실제 물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상 온라인 콘텐츠 이용료는 2020년을 100으로 할 때 2018년 98.749, 2019년 99.987로 기준선 아래에 머물다가 2021년 100.45로 반등했다. 이후 2022년 103.13, 2023년 105.51, 2024년 108.16, 2025년 111.08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최근 3년(2022~2025년) 누적 상승률은 7.7%에 달해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돈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소비자물가에는 OTT가 ‘케이블·위성·실시간 스트리밍 TV 서비스’ 항목에 포함돼 있으며 가중치는 약 0.65% 수준이다. 인도는 2024년부터 소비자물가지수에 넷플릭스 등 구독형 콘텐츠 이용료를 포함시키며 디지털 서비스 비용의 물가 반영을 공식화했다.
허인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그동안 통신비도 초기에는 필수 지출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결국 물가의 주요 변수로 편입됐다”며 “앞으로 디지털 서비스가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넓게 확산되는지가 물가 판단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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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김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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